MB 사면 "당연한 것" vs "끝까지 벌 받아야"…시민들 엇갈린 반응

한병찬 기자 2022. 12. 2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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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 특별 사면 결정에 시민들은 엇갈린 반응을 나타냈다.

27일 오후 1시쯤 이 전 대통령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저 앞에서 만난 주민들은 "이제 사면할 때", "나라를 위해 일한 분께 당연한 것"이라고 반겼다.

이번 특별사면으로 이 전 대통령은 약 15년의 잔형 집행이 면제되고 복권된다.

취준생 박모씨(27)는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사면해서 다행이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 초에 이 전 대통령 사면을 약속했는데 벌써 수개월이 지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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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사저 주변 '조용'…대통령 퇴임 후 구속 반복 "안타깝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모습. 2020.10.3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 특별 사면 결정에 시민들은 엇갈린 반응을 나타냈다. 사면이 '당연하다'는 의견을 나타낸 시민이 있는가 하면 '너무 이르다'고 비판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27일 오후 1시쯤 이 전 대통령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저 앞에서 만난 주민들은 "이제 사면할 때", "나라를 위해 일한 분께 당연한 것"이라고 반겼다. 반면 "벌은 끝까지 받아야 한다", "너무 이르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주민들도 있었다.

태극기 2개가 걸려 있는 이 전 대통령의 사저 앞은 사면 소식에도 조용했다. 간간이 주민들이 사저 앞을 지나갈 뿐 평상시와 다름없는 평온한 모습이었다.

정부는 이날 이 전 대통령 등 1373명을 특별사면한다고 밝혔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복권 없는 형 집행면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잔여 형기(잔형) 집행면제 및 복권됐다.

이 전 대통령은 자동차부품업체 다스(DAS)의 자금 수백억원을 횡령하고 삼성에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2020년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이 확정됐다. 만기 출소 시점은 이 전 대통령이 95세가 되는 2036년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안양교도소에서 복역 중 고령에 건강이 좋지 않다는 점이 고려돼 지난 6월 형집행정지를 받아 일시 석방됐다. 이번 특별사면으로 이 전 대통령은 약 15년의 잔형 집행이 면제되고 복권된다.

소식을 접한 시민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이 전 대통령의 사저 앞에서 만난 40대 남성 최모씨는 "방금 사면 소식을 뉴스로 접했다"며 "애매한 상황이긴 하지만 3년 정도 있었는데 이제 사면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이어 "물론 과오가 있지만 (이 전 대통령이)연세도 있으시고 어찌 됐건 나라를 위해서 일하신 분이었는데 이제는 용서해줘도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본인을 '보수'라고 밝힌 50대 주부 윤모씨는 "이 정도면 죗값을 충분히 치렀고 불쌍하다고 생각한다"며 "역대 대통령 중 문제없는 사람이 없지 않았냐 사면은 당연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취준생 박모씨(27)는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사면해서 다행이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 초에 이 전 대통령 사면을 약속했는데 벌써 수개월이 지났다"고 지적했다.

반면 반려견과 산책을 나온 주민 이모씨(28·여)는 "대통령 의지로 법원 판결이 바뀔 거면 왜 재판하는지 모르겠다"며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사면해 주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갓길에 차를 주차한 40대 직장인 김모씨(40)는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지은 죄가 사라지는 거냐"며 "17년 확정받았는데 벌써 출소하는 게 말이 되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작은 것도 아니고 대통령이 횡령하는 등 엄청난 잘못을 저질러 감옥에 간 건데 너무 빨리 사면해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배모씨(86)는 "(이 전 대통령) 건강을 생각하면 풀어준 게 맞는데 4대강, 다스, 해외자원 헛발질 등 국가 장래를 좌우하는 대통령이 재산 모으려고 나쁜 짓만 골라 했다"며 "국가에 끼친 피해를 생각하면 끝까지 벌을 받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대통령이 퇴임 후 잇달아 구속되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나타내는 시민도 있었다.

이승만 전 대통령부터 모든 대통령을 경험했다는 박모씨(82·여)는 "우리나라 대통령은 임기를 마치면 전부 다 감옥 가니까 참 씁쓸하다"며 "임기가 끝나고 감옥에 가는 게 아니라 외국처럼 존경받는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7일 오후 1시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의 모습. ⓒ 뉴스1 한병찬 기자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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