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려나는 이명박 전 대통령…구속부터 사면까지 4년9개월

2018년 3월22일 '다스' 의혹으로 구속
수감 중 병원 입퇴원 반복…올해는 형집행정지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3월2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나서 검찰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됐다. 2018.3.2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이 28일 0시 구속 4년 9개월 만에 사면으로 풀려난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57회 국무회의에서 신년 특별사면 안건을 심의하고 이 전 대통령이 포함된 사면 대상자를 확정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각계 의견을 수렴해 신중하게 사면 대상과 범위를 결정했다"며 "이번 사면을 통해 국력을 하나로 모아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예상대로 이 전 대통령을 특사로 선정하며 잔형 집행 면제와 복권을 결정했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에도 이 전 대통령 사면에 긍정적 입장을 보여왔다. 당선 뒤에도 출근길 문답에서 "이십몇 년간 수감생활 하게 하는 것은 과거의 전례에 비춰 안 맞지 않나"라고 발언하는 등 사면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지난 광복절 특사가 경제인 위주로 선정되면서 이 전 대통령은 사면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하지만 신년 특사에서 윤 대통령이 결단을 내리며 이 전 대통령은 4년9개월여 만에 자유로운 몸이 됐다.

다스(DAS) 실소유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7년을 확정받은 이명박(78) 전 대통령이 2020년 10월30일 순환기과 진료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도착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횡령과 뇌물 등의 혐의로 11월 2일 동부구치소에 재수감됐다. 2020.10.3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3월22일 다스(DAS) 자금을 횡령하고 삼성 등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처음 구속됐다.

이 전 대통령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했고 법원은 서류심사만으로 구속 여부를 결정했다. 당시 법원은 범죄가 많은 부분에서 소명됐고, 피의자 지위와 범죄 중대성, 증거 인멸 우려 등을 고려할 때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되며 이 전 대통령은 노태우·전두환·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네 번째로 구속된 전직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은 대법원이 지난 2020년 10월29일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으로 원심을 확정하면서 수감 생활을 이어갔다.

대법원 확정판결로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불거진 '다스 실소유주 의혹'에도 마침표가 찍혔다. 이 전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 2020년 11월2일 서울 동부구치소에 재수감됐다.

형집행정지를 받아 일시석방됐던 때인 지난 9월23일 서울 강남구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택. 2022.9.2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재수감된 이 전 대통령은 지병 치료를 위해 병원 입원과 퇴원을 반복해 특혜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2020년 12월21일 지병 관련 검진차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이 전 대통령은 당시 동부구치소에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이틀 뒤인 23일 형집행정지를 신청했다.

하지만 서울동부지검은 형집행정지를 12월30일 불허했으며, 이 전 대통령은 2021년 2월10일 퇴원해 안양교도소로 이송되기 전까지 계속 서울대병원에 머물렀다.

안양교도소로 이송된 뒤에도 이 전 대통령은 지병 치료 등을 위해 서울대병원 입퇴원을 반복했다.

이 전 대통령에 관한 특별사면 얘기가 처음 불거진 것은 지난 2021년 1월이다.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온 뒤 곧바로 신년 특별사면 가능성이 거론됐다.

다만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21년 1월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 지난해 12월24일 문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을 단행했을 당시에도 이 전 대통령은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사면이 좌절된 뒤 이 전 대통령은 올해 6월3일 건강상 악화 등을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이후 6월28일 수원지검 형집행정지심의위원회에서 이 전 대통령 형집행정지를 승인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후 9월16일 건강상 사유로 형집행정지 연장 신청을 냈고, 다시 받아들여져 9월23일 형집행정지가 3개월 더 연장됐다.

해당 형집행정지 만료 기간은 오는 28일까지였지만 지난 15일 이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이 더 이상 연장을 신청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연말 특사 관측에 힘이 실렸다.

결국 이날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을 사면·복권 대상자로 확정하면서 28일부로 이 전 대통령의 수감생활이 끝나게 됐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