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쓰고 풀타임, 유효슈팅은 최다…EPL 재개 첫 경기부터 투혼 불사른 손흥민

토트넘 손흥민이 26일 영국 런던의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렌트퍼드와의 2022~20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경기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런던 | AP연합뉴스

약 2개월 만에 리그 경기에 돌아온 손흥민(30·토트넘)의 얼굴에는 여전히 검은색 마스크가 씌워져 있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마스크 투혼을 펼쳐 한국 축구를 16강으로 이끌고 국민들에게 많은 감동을 줬던 그가 이제는 토트넘에서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할 ‘조로’가 될 준비를 마쳤다.

손흥민은 26일 영국 런던의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렌트퍼드와의 2022~20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7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토트넘은 브렌트퍼드와 2-2 무승부를 거두고 승점 30점(9승3무4패)으로 4위를 유지했다.

손흥민은 10월29일 본머스와 14라운드 경기 이후 처음으로 리그 경기에 출전했다. 이 경기는 월드컵 휴식기 이후 EPL 재개 첫 경기이기도 했다. 손흥민은 지난달 2일 마르세유(프랑스)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안와골절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았다. 이후 소속팀 경기에 나서지 않고 회복에 집중하다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해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까지 4경기를 풀타임 소화했다.

월드컵 이후 토트넘으로 복귀한 손흥민은 지난 22일 니스(프랑스)와 친선전에서 16분을 소화하며 몸 상태를 점검했고, 이날 경기에 나섰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 때문에 월드컵에서 아무런 무늬가 없는 마스크를 썼던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는 자신의 등번호인 숫자 7 스티커를 마스크에 붙였다.

해리 케인, 데얀 쿨루세브스키와 호흡을 맞춘 손흥민은 이날 예상보다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 3골·2도움을 기록 중인 손흥민은 이날 공격포인트를 더하지는 못했지만, 여러 차례 돌파를 시도하면서 유효슈팅을 3차례나 날렸다. 양팀 선수들 중 가장 많았다.

손흥민의 첫 슈팅은 전반 25분에 나왔다. 과감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때렸지만 슈팅에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으며 상대 골키퍼에게 손쉽게 잡혔다. 전반 30분에는 에릭 다이어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시도한 회심의 왼발 슈팅도 막혔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하프라인 밑에서 케인의 패스를 받아 폭풍같은 돌파로 상대 진영까지 다다르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후반전에도 여러 번 위협적인 돌파로 브렌트퍼드의 간담을 서늘케 한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다시 한 번 강력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먼저 2골을 내주며 끌려가던 토트넘은 후반 20분 케인의 헤딩골로 추격을 시작했고 후반 26분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의 골로 균형을 맞추며 기세를 올렸으나 역전에는 실패했다.

축구 통계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경기 후 손흥민에게 평점 6.9점을 매겼다. 영국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게 6점을 주며 “전방에서 반짝이는 순간이 있었는데 두 번의 슈팅은 상대 골키퍼가 쉽게 잡아냈고 마지막 기회도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고 평가했다.

비록 호평은 듣지 못했지만 부상으로 인해 몸상태가 아직 온전치 않다는 점, 그리고 월드컵 일정을 마치고 돌아와 휴식을 충분히 취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 더 많았다. 손흥민은 내년 1월1일 애스턴빌라를 상대로 다시 한 번 골사냥에 나선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