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 기획 1편] "학생 문해력 저하, '하위권·비판적 읽기' 주목해야"

금창호 기자 2022. 12. 2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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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12]

지난 8월, SNS에 올라온 한 웹툰 카페의 게시글입니다.


예약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 '매우 깊이' 사과한다며 '심심한'이란 표현을 썼는데, 이게 젊은 세대의 문해력 논란으로 이어졌습니다.


일부 누리꾼들이 심심의 뜻을 '지루하다'로 오해한 겁니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몇 년 사이에 사흘을 '4일'이라고, 금일을 '금요일'이라고 뜻을 잘못 알고 있는 누리꾼들의 모습이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죠.


'젊은 세대의 문해력이 과거에 비해 떨어졌다'는 인식이 커진 요즘, EBS뉴스는 이런 문해력 논란에서 우리가 진짜 살펴봐야 할 문제는 무엇이고, 학교 교육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지 알아보는 연속보도를 준비했습니다.


그 첫 번째 순서로 일명 '심심한 사과' 논란과 요즘 학생들 문해력에 대한 학교 현장의 생각을 금창호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심심한 사과와 사흘, 그리고 금일 논란은 모두 단어의 뜻을 정확히 몰라서 발생했습니다.


문해력 가운데서도 '어휘력'이 문제가 된 겁니다.


하지만, 교사들은 10여 년 전과 비교해도 학생들의 어휘 수준이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송동철 교사 / 서울 오디세이학교

"어휘를 모른다 이런 차원의 문제라기보다는 모르고 있던 것이 조금 더 잘 드러나는 시대가 됐다…."


어휘력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


특히, 긴 글을 이해하기 어려워할 뿐 아니라 학생들이 글을 읽으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기도 합니다.


인터뷰: 송수진 교사 / 경기 호평중

"책을 읽고 뭐 해당하는 것을 쓰라고 하면 맥락이 아예 다른 걸 쓴다든지 아니면 아예 포기한다든지 그런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교사들은 이런 문제의 원인을 미디어 환경 변화에서 찾습니다.


학생들이 유튜브 등 영상매체와 SNS를 가까이하고 글은 더 멀리하게 된 겁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학생들의 연간 독서율은 약 10년 만에 5%p 넘게 떨어졌고, 독서량 역시 크게 줄었습니다.


게다가 코로나19의 유행이 이런 상황을 심화시켰습니다.


인터뷰: 임영환 교사 / 서울 우신고

"비대면 상황 속에서는 텍스트를 가지고 수업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존재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학생들이 텍스트를 접할 기회가 더 줄어드는 것이죠. 

텍스트를 읽는 능력이 같이 하락하게 되는…."


중하위권 학생들에게서 문해력 저하 문제가 특히 더 두드러집니다.


인터뷰: 송수진 교사 / 경기 호평중

"토론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상위권 아이들이 말하는 어휘를 중하위권 아이들은 굉장히 어려운 말이고 못 알아듣는다고 표현을 하는데…."


인터뷰: 임영환 교사 / 서울 우신고

"특성화고 이런 데서 이제 컨설팅 같은 것 가보면 거기서 선생님이 이런 이야기를 하세요. 

(학생들이) 예를 들어서 자동차를 고칠 수 있어, 근데 시험을 쳐보면 그 시험 문제를 이해하지 못해서 자격증을 따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학교 현장에서 체감되는 문해력 저하, 구체적인 통계로도 확인됩니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 PISA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읽기 점수는 지난 2006년 556점을 기록한 뒤 꾸준히 하락해 가장 최근 조사에서는 514점에 그쳤습니다.


이 기간 높은 성취를 나타내는 5, 6수준 학생 비율은 변화가 거의 없었지만, 2수준 미만 학생 비율은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상 하위권 격차가 커진 것인데, 전문가들은 여기에 더해 '비판적 읽기' 능력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비판적 읽기의 기초가 되는 '사실과 의견 구별하기' 문항에서 우리나라 학생 25%가량만 정답을 맞춰 OECD 평균에 한참 미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조병영 교수 / 한양대 국어교육과

"(비판적 읽기는)어떤 편향에 의해서 배제되거나 일부러 말하지 않거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굉장히 면밀하게 따지는 일이거든요.

비판적 읽기는 사실은 디지털 시민이라면 반드시 개발하고 또 고민해야 될 그런 필수적인 시민 역량이라고 볼 수 있죠."


EBS 뉴스 금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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