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미생물·왕겨로 축산 분뇨 악취 제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고속 슬러지 분해 공정개발 모식도. 한국에너지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왕겨와 미생물을 활용해 축산 분뇨 악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이상민 광주친환경에너지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발효 왕겨를 이용해 슬러지 분해 효율을 3.6배 향상시키고 악취 저감에 특화된 유용미생물을 이용한 슬러지 분해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슬러지는 공장폐수 등을 처리할 때 물속에 있던 부유물 중 일부가 바닥에 가라앉은 침전물이다. 

연구팀은 특정 미생물 촉매가 악취의 원인인 암모니아를 효율적으로 제거하는 특징에 주목했다. 미생물의 일종인 ‘로도박터 스페로이데스’라는 광합성균을 중점으로 조합해 슬러지 분해 제제를 만들었다. 분석 결과 이 제제는 악취의 주요 원인 물질인 암모니아를 30분 내 99% 이상 제거하는 성능을 보였다. 슬러지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60~80도의 산화열을 발생시켜 건조 에너지 비용까지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슬러지 분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왕겨를 활용했다. 왕겨는 기존 축산 슬러지 건조를 위해 사용되는 톱밥보다 25~40%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왕겨를 먼저 발효시킨 후 투입하는 방법을 선택해 퇴비가 되는 시간을 80% 이상 줄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유용미생물에서 발생하는 산화열을 이용하면 9일 만에 슬러지 무게가 91% 감소하는 것도 확인했다. 톱밥 대비 3.6배 성능이 향상된 것이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최소 60일 이상 소요됐던 자연 부숙과 달리 7일 이내로 완전 부숙이 가능하며 추가 장치 없이 악취를 저감할 수 있다. 또 건조된 슬러지는 퇴비 및 고형 연료로 사용이 가능해 친환경 재순환 에너지로 사용될 수 있다.

이 기술은 환경개선 전문 업체인 카야시스템에 기술이전됐다. 현재 유용 미생물과 발효 왕겨 투입 공정에 최적화된 고속 슬러지 분해 장치를 개발했으며 전북 정읍과 김제 부근 축산 농가 현장에서 실증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책임자인 이상민 박사는 “악취 저감 유용 미생물을 이용하여 축산 슬러지뿐만 아니라 모든 악취로 인한 국민들의 불편이 해소되기를 기대한다”며, “유용미생물은 악취 저감, 작물 생육 촉진, 토양·수질 개선 등 무한한 활용성을 가지고 있어 미래를 선도하는 전략 산업 분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