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인권보호 플랫폼 만든 학폭 피해자… 무슨 사연?

김승현 기자 2022. 12. 2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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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그 때 마음을 어루만져줬던 경찰관이 없었다면 버틸 수 없었을 겁니다. 이제 경찰 분들을 위한 일을 제대로 해볼 겁니다.”

다음달 중순 개설 예정인 경찰 공무원 인권보호 플랫폼 사이트 랜딩 페이지(정식 공개 전 홍보 페이지). /박한울씨

영화 및 영상 제작사인 ‘무엇이든 표현하는 남자(MOOPYO)’를 운영하고 있는 박한울(28)씨가 27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씨는 최근 내년 1월 중순 개설을 목표로 경찰 인권보호 플랫폼인 ‘경찰 공무원 인권침해보호센터’(가칭)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있다.

해당 사이트가 기존 경찰 내부 인트라넷인 ‘폴넷’과 다른 점은 경찰과 시민 모두가 가입·이용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형태라는 점이다. 단순 게시판이 나열된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이 사진과 글을 함께 올릴 수 있게한다는 것이다. 박씨는 “민간과 경찰들이 서로에게 가지고 있는 오해를 풀기 위해 경찰이 시민에게, 시민들이 경찰에게 하고픈 말들을 남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이 플랫폼에는 경찰관이 근무 환경에서 경험하는 인권 침해나 직장 내 괴롭힘, 인사 비리 등 불만 사항을 제보받는 코너도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박씨는 “폴넷에도 ‘경찰청장에게 바란다’ 등 불만 표현할 수 있는 코너 있지만 답변이 뜨뜻미지근한 경우가 대다수”라며 “경찰직협, 로펌 변호사나 행정안전위 국회의원실 등과 연대해 해당 문제에 대해 제대로 윗선의 답변을 요구하고 변화 생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보수 및 진보 법률단체나 각 시군의 경찰공무원직장협의회 등과 협력할 예정이다. 현재 5곳의 경찰 직협과 협력하기로 확정됐으며, 이들은 일정 비용을 월 회비로 내고 플랫폼 자문위원·운영진으로 활동하며 게시글 등을 관리할 예정이라고 한다. 박씨는 “야간 수당이나 내부 승진부터 이번 이태원 핼러윈 참사 때 드러난 하위직 책임 전가 등 젊은 경찰들의 내부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불만들이 건강하게 소통되고 해결책 도출되는 플랫폼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박씨가 경찰 인권 보호와 복지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7년여간 학교폭력 피해를 당했을 때 받았던 도움들 때문이라고 한다. 박씨는 “당시 학교 폭력 피해를 신고하고 방배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며 “처음에는 경찰들이 ‘애들 장난 아니냐’라며 등한시하는 분위기였는데 유독 경찰관 한 분이 마음 깊이 공감해줘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 2014년 박씨의 어머니가 보이스피싱으로 1억8000여만원 손해 봤을 때도 경찰들이 어머니의 눈물을 닦아주며 진심으로 위로해줬다고도 한다.

박씨는 2014년에도 대구 강북경찰서 등과 함께 가정폭력 예방을 주제로 한 공익영화를 만드는 등 경찰과 협력해온 바 있다. 홈페이지는 내년 1월 중순 열릴 예정이다. 일주일 정도 시범 운영을 한 뒤 현직 경찰들의 의견을 수렴해 정식 오픈할 예정이다. 운영 비용은 광고비와 후원금 등으로 충당할 예정이라고 한다. 박씨는 “한 달간 회원 1만여명 모집이 목표”라며 “회사 공익 활동 차원으로 만드는 것이고 규모가 확대되어 양도 제안이 들어오면 경찰 쪽에 양도할 의사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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