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스쿨존 초등학생 사망 사고’ 음주 운전자 구속 기소

이원석 검찰총장도 지난 23일 사고 현장 찾아 엄정 처리 지시

서울 강남에서 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가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초등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30대 운전자가 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최우영)는 27일 A(39)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어린이보호구역치사·위험운전치사,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지난 2일 교통사고가 발생한 초등학교 앞에 추모 메시지가 붙어 있다./연합뉴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이달 2일 오후 4시57분쯤 만취 상태로 자신의 차량을 몰고 서울 강남구 한 초등학교 후문 앞 어린이 보호구역 내 교차로를 지나던 중 B(9)군을 들이받았다. A씨는 사고 후 구호 등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났고, B군은 한 시간쯤 지나 병원에서 숨졌다.

사고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28%였다. A씨는 집 주차장에서 사고 장소까지 약 930m를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 9일 이 사건을 송치 받은 후 CCTV 영상과 블랙박스에 녹음된 A씨 음성을 분석했다. 검찰은 사고 당시 차량이 크게 흔들렸고, 사이드 미러 등을 통해 사고를 인식할 수 있었는데도 A씨가 멈추지 않고 B군을 방치한 상황을 확인했다. 검찰은 A씨가 이 지역에서 수년간 거주한 운수회사 대표로서 사고 장소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었는데도 만취해 사고를 일으켰다고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죄에 상응하는 중형 선고를 위해 철저히 공소 유지하겠다”며 “향후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음주운전 사망사고 및 어린이 보호구역 교통사고에 대한 양형기준 상향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석 검찰총장도 지난 23일 사고 현장을 방문해 숨진 B군의 넋을 기리면서 엄정 처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