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불법체류자들에게 휴대전화 2357개 개통해준 중국인, 징역 3년

중국인 여권 사진 사들여 유심 불법 개통
무사증 입국한 피고인도 불법체류자
“대포폰 판매... 보이스 피싱 등 범죄에도 악용”

남의 신분증을 사들여 휴대전화 유심(USIM) 카드를 발급받고 이를 불법체류자들에게 판매한 중국 국적 3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불법체류자들에게 휴대전화를 개통해주는 조직의 일원이었다. 제주도를 근거지 삼은 이 조직의 주 고객층은 중국 국적 불법체류자였다. 조씨가 속한 일당이 제주도에서 불법 개통한 유심 카드의 수는 2357개에 달한다.

2021년 1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약 5개월간 유심 카드를 팔며 부당 이득을 취한 그 역시도 불법체류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러스트=정다운

2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11단독(정원 부장판사)은 지난 21일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중국인 조모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조씨는 휴대전화 개통에 필요한 유심 카드를 발급받기 위해 모르는 사람들에게서 중국인 여권 사진과 사진에 적힌 개인 정보를 구매했다. 그는 제공받은 정보를 토대로 이동전화 가입신청서를 작성해 별정통신사에 제출하고, 개통된 유심을 불법체류자들에게 개당 3만~4만원에 판매했다. 이 같은 방법이 인기를 끌자 제주도에선 5개월 만에 2000개가 넘는 휴대전화가 불법 개통된 것이다.

조씨 역시도 불법체류자였다. 2017년 12월 1일 제주도에 무사증 입국한 조씨는 무사증 제도가 허락한 30일이 끝나고도 체류를 이어갔다. 무사증 제도는 비자가 없는 외국인 방문객에게 30일간 제주도 체류를 허락하는 제도다. 조씨는 12월 31일 체류일이 만료됐지만 지난 5월 2일까지도 한국에 머물렀다.

재판부는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문서 위조 등 범행은 이른바 대포폰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고, 이는 국내 불법체류자들에게 제공됐을 뿐 아니라 보이스피싱 등 여러 범죄에 이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의 기간과 수익 규모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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