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30대 남성 정신건강 위험…“교육수준, 배우자 유무 따라 차이”

질병청, 국민건강영양조사 기반 정신건강 심층보고서 발간

주요 정신건강 지표 추이. 질병관리청 제공.

코로나19 유행을 기점으로 30~40대 남성의 우울장애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유병률이 높았으며, 배우자가 없거나 흡연을 하는 경우에도 우울장애에 걸리는 비율이 높았다.

27일 질병관리청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국민건강영양조사 기반의 성인 정신건강 심층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활용해 정신건강 지표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8~2019년과 코로나 유행 이후인 2020~2021년 30대 남성의 우울장애 유병률을 비교한 교차비는 2.87로 나타났다. 교차비는 1 이상일 때 위험이 높아진 것으로 본다. 40대 남성도 2.32로, 우울장애 유병률이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의 우울장애 유병률을 교육수준별로 분석해보면 '중학교 졸업이하'에서 2.71, '고등학교 졸업'에서 2.05로 유의미하게 높았지만 '대학교 졸업 이상'군에서는 1.45로 비교적 교차비가 낮았다.

이어 소득수준별로도 2분위 '2.39', 3분위 '2.62'로 교차비가 높았다. 결혼과 관련해서는 '배우자 없음(미혼·이혼·사별)'이 2.20으로 '배우자있음' 1.42에 비해 높았다.

코로나19 이후 자살생각률은 남녀 모두 큰 변화가 없었다. 자살계획률은 남자 30대, 높은 교육수준인 경우 유행 이전에 비해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질병청이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성인의 정신건강 관련 지표 추이를 분석한 결과, 여성에게서 우울장애 유병률·자살생각률·자살계획률 추이가 지속적으로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전반적인 정신건강은 여전히 남자에 비해 여자에게서 좋지 않으나, 코로나19 유행 이후에는 30대 남자의 정신건강 악화 정도가 더 증가해 이에 대한 관심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수기자 kim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