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액 적어 부끄럽지만”…한파 녹인 차상위 계층 가장의 기부

오성택 2022. 12. 2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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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아이를 비롯한 세 자녀를 키우며 어렵게 살고 있는 차상위 계층 가장이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도와 달라'며 손편지와 함께 현금과 유아용품을 기부해 얼어붙은 세밑을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기부자는 편지에서 자신을 3급 장애인인 첫째를 포함해 아아 셋을 키우는 아빠이자 차상위 계층 가장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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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아이를 비롯한 세 자녀를 키우며 어렵게 살고 있는 차상위 계층 가장이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도와 달라’며 손편지와 함께 현금과 유아용품을 기부해 얼어붙은 세밑을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

27일 부산 북구에 따르면 크리스마스인 지난 25일 부산 북부경찰서 덕천지구대 소속 경찰관이 지구대 건물 앞에 놓여있는 상자 하나를 발견했다.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기부자가 “아기가 있는 어려운 가정에 전달해 달라”며 지구대 앞에 놓고 간 상자 안에서 손편지와 함께 현금 3만원, 기저귀 및 아동용 마스크 등 유아용품이 나왔다. 부산 북구 제공
상자 안에는 공책을 찢은 종이에 손으로 눌러쓴 편지와 아기 기저귀, 손소독제, 아동용 마스크 등 유아용품과 과자, 현금 3만원이 들어 있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기부자는 편지에서 자신을 3급 장애인인 첫째를 포함해 아아 셋을 키우는 아빠이자 차상위 계층 가장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코로나19 장기화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경기가 어려워 국민들이 지치고 힘들게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며 “물가는 안정이 안 되고, 전기세·수도세·도시가스·경유를 비롯한 기름 값과 식료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걱정”이라고 했다.

이어 “둘째딸 생일을 맞아 뭔가 뜻깊은 일을 생각하다가 아기가 있는 어려운 가정에 도움을 주고자 유아용품을 기부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금액이 적어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아기가 있는 어려운 가정에 전달해 달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2023년 새해는 희망이 있는 대한민국이 되길 기원한다”고 편지를 끝맺었다.

경찰은 기부물품을 덕천2동 행정복지센터에 전달했고, 행정복지센터는 기부자를 찾지 못하자 이름 없는 천사로 남겨놓기로 했다.

부산 북구 관계자는 “상자만 놓고 사라져 기부자의 연령대나 정확한 가정사정은 알 수 없다”면서도 “편지 글을 통해 여름에도 동일한 방법으로 기부한 사람과 동일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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