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사망’ SPC 사업장 86% 산안법 위반

지난 10월 식품 혼합기에 끼어 20대 여성이 숨지는 사고가 난 SPC그룹의 계열사 사업장 86.5%가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0월 사고를 계기로 진행한 SPC그룹사 전체에 대한 기획감독과 전국 사업장의 식품혼합기등 위험 기구에 대한 단속 결과를 오늘(27일) 발표했습니다.

고용부는 지난 10월 28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SPC그룹 12개 계열사 52개소에 대한 기획감독을 진행한 결과, 86.5%인 45개소에서 277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사례가 37건으로 가장 많았고, 기계와 기구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가 36건, 안전보건관리체계가 적정하지 않은 경우가 27건을 차지했습니다.

기계의 안전 성능이 기준에 맞는지 확인해 신고하는 '자율안전확인 신고'가 이루어지지 않은 식품 혼합기와 컨베이어 등 44대에 대해서는 사용 중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고용부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를 선임하지 않거나, 선임했더라도 다른 업무를 수행하는 등 안전보건 업무에 소홀히 하는 경향이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기획 감독에 대한 후속 조치로 총 6억여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으며, 26개소의 대표 등에 대해 사법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산업안전 분야 감독과 함께 진행된 근로기준 분야 감독 결과, 총 12억원이 넘는 체불임금과 116건의 노동 관계법 위반사항이 적발됐습니다.

휴일근로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거나 출산휴가를 제대로 부여하지 않고, 특별연장근로자에 대한 건강보호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사례들이 다수 확인됐다고 고용부는 설명했습니다.

고용부는 전국 사업장의 식품혼합기 등 유해·위험 기계에 대한 집중단속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단속 결과 미인증 기계나 안전기준에 부적합한 기계를 사용하는 등 점검 사업장의 과반수인 2천6백여개 사업장에서 위반사항이 적발됐습니다.

이중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는 50인 이상 사업장의 위반율이 57.3%로, 51.8%인 50인 미만 사업장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용부는 일부 사업장의 위험기계에서 안전 조치 미흡 사례를 확인해 사출 성형기와 혼합기 등 74대에 사용 중지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고용부는 계도기간 중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개선조치를 하지 않아 적발된 163개소에 대해서는 안전관리책임자를 입건해 위반 경위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SPC 측은 "지적된 내용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조사와 동시에 개선 작업을 시작해 산업안전과 근로감독 관련 대부분의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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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욱 기자 (woog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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