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 시신’ 아파트는 살해범 전 여친집… 그녀도 행방불명 됐다

권상은 기자 2022. 12. 2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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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 카드로 명품 사고 대출도
경찰 로고. /조선일보DB

경기도 파주시에서 택시기사를 살해한 뒤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옷장에 숨겨둔 사건의 피의자가 피해자의 신용카드로 명품 가방을 구입하고 대출을 받는 등 5000여만원을 빼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범행 장소로 쓰인 아파트의 소유주이면서 동거했던 여성도 연락이 닿지 않아 경찰이 소재 파악에 나섰다.

27일 경기 일산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음주운전 접촉사고 합의금을 주겠다며 택시기사 B(60)씨를 집으로 유인한 뒤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A(32)씨가 범행 이후 B씨의 신용카드로 수천만 원을 결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결제 내역에는 명품 가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신용카드로 수천만원을 대출받는 등 약 5000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A씨는 또 B씨의 시신을 옷장에 유기한 뒤 택시도 약 1km 떨어진 공터에 버리고 블랙박스를 삭제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 택시기사 가족이 안부를 묻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오자 ‘바빠’, ‘밧데리 없어’ 등의 답변을 보내며 피해자 행세를 하기도 했다.

경찰은 특히 A씨가 범행에 사용한 아파트 소유주인 50대 여성 C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추가 범행을 염두에 두고 소재 파악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이 여성은 A씨의 전 여자친구로 동거하던 사이였다. C씨의 휴대전화도 집안에서 발견돼 경찰은 C씨의 통신과 계좌 등에 대한 압수영장을 발부받아 생활반응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A씨는 C씨가 지난 여름에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씨는 지난 20일 오후 11시쯤 음주운전 접촉사고를 낸 뒤 합의금을 주겠다며 택시기사 B씨를 파주시 아파트로 데려가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B씨와 다투다가 홧김에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25일 오전 3시30분쯤 “아버지가 6일째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 30분 전에 카톡을 했는데 다른 사람인 듯하다”는 B씨 가족의 실종신고를 접수했다. 또 같은 날 오전 11시 22분쯤 “(파주시) 남자친구 아파트 옷장 안에 죽은 사람이 있다”는 A씨 현재 여자친구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서 택시기사 B씨의 시신을 확인했다. 또 낮 12시10분쯤 고양시의 병원에서 A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26일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영장실질심사는 28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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