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리 애 먹던 제주 감귤박, 친환경 사료로 재탄생

박미라 기자 2022. 12. 27.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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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들이 감귤박이 포함된 사료 첨가제를 먹고 있다. 제주테크노파크 제공
제주TP생물종다양성연구소, 사료첨가제 개발
매년 5만t 가량 발생 감귤박 처리난 해소 도움

제주에서 매년 처리하는데 애를 먹었던 감귤박이 친환경 사료로 재탄생했다.

제주테크노파크(이하 제주TP) 생물종다양성연구소는 사료 생산전문업체인 이안스 주식회사와 공동 연구를 통해 감귤박 활용 사료첨가제인 ‘에코만다’를 개발해 사료 성분등록을 마쳤다고 27일 밝혔다. 감귤박은 감귤 가공 과정에서 생기는 껍질 부산물이다.

연구소는 앞서 2018년부터 제주도가 지원하는 ‘유기성 대량 폐자원 활용 산업화 지원사업’을 통해 감귤박을 재활용한 돼지 사료 첨가제 개발 연구를 진행해 왔다.

2020년에는 감귤박을 섭취한 돼지와 섭취하지 않은 돼지를 비교하는 양돈농가 실증시험도 진행했다. 그 결과 감귤박을 섭취한 돼지군에서 면역력 증가와 몸무게 증가 효과가 있었고, 출하시기도 7일 단축되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건조 후 보관하던 감귤박이 수분을 흡수하면서 성분이 변하고 감귤박 특유의 향 때문에 돼지들이 초기에 감귤박 첨가 사료를 거부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연구소는 이러한 문제를 보완해 지난 9월24일부터 약 2달간 지역 농가에서 다시 실증시험을 진행한 결과 감귤박 첨가사료를 거부하거나 이상 반응을 보인 돼지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도축했을 때 감귤 오일 성분으로 인해 고기가 착색되는 현상도 발생하지 않았다.

연구소는 또 서귀포시축협 산지육가공공장의 협조로 감귤박 섭취군과 미섭취군 돼지에 대한 등급 비교를 실시한 결과 무작위로 선정한 10마리 중 미섭취군은 1⁺등급이 없었던 데 비해 섭취군에서는 1⁺등급이 5마리 나오는 등 평균적으로 더 높은 등급을 받았다.

연구소는 이번 사료첨가제 개발로 제주에서 매년 5만t 가량 발생하는 감귤박의 처리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년 제주에서 발생하는 감귤박 처리에만 12억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사료첨가제인 에코만다에는 감귤박 함량이 65%에 달한다.

정용환 제주TP 생물종다양성연구소장은 “공동연구기관인 이안스 주식회사에 ‘감귤 부산물을 이용한 돼지 증체용 사료 조성물’ 특허를 기술 이전했고, 감귤박 사료첨가제는 본격 시판을 앞두고 있다”며 “앞으로도 감귤박을 기반으로한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감귤박 건조 시범 시설 구축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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