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라이더’ 등 플랫폼 종사자 80만명 육박… 통번역·가사·창작활동 급증

세종=손덕호 기자 2022. 12. 2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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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취업자의 3% 수준…배달·배송·운전 증가세 낮아
가사·청소·돌봄, 창작활동, 데이터입력 종사자 크게 늘어
“오프라인 중심 분야, 점차 플랫폼 노동으로 전환”

배달의민족이나 쿠팡이츠 같은 플랫폼을 이용해 배달 일을 하는 이른바 ‘플랫폼 종사자’가 올해 약 8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66만명)보다 13만4000만명(20.3%) 급증했다. 정부는 법적·제도적 보호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2022년 4월 12일 오후 서울 마포역 인근에서 배달 오토바이가 적신호에 가속하면서 신호를 위반하고 있다. /조선DB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은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플랫폼 종사자 규모의 근무실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전국에서 무작위로 추출된 만 15세에서 69세 사이 5만명에게 전화와 온라인을 이용해 지난 10월과 11월 진행됐다.

이번 조사에서 일을 배정해주는 플랫폼이 대가를 중개하고, 업무가 다수에게 열려 있는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 ‘플랫폼 종사자’로 봤다. 플랫폼은 음식 배달 스마트폰 앱이 대표적이다.

조사 결과 플랫폼을 매개로 노무를 제공하는 플랫폼 종사자가 약 8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15~69세 취업자의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작년(약 66만명)보다 20.3% 늘어난 수준이다. 스마트폰 앱이나 웹사이트 등 온라인 플랫폼의 단순 중개·소개·알선을 통해 일거리를 구한 사람까지 포함한 광의의 플랫폼 종사자는 약 292만명이다. 작년(약 220만명)보다 32.9% 늘었다.

협의의 플랫폼 종사자 약 80만명은 남성 74.3%, 여성 25.7%로 구성돼 있다. 직종별로는 배달·배송·운전 51만3000명, 통번역·상담 등 전문서비스 8만5000명, 데이터 입력 등 단순 작업 5만7000명, 가사·청소·돌봄 5만3000명, 미술 등 창작활동 3만6000명, 정보기술(IT) 관련 서비스 1만7000명 등이다.

1년 전과 비교해 배달·배송·운전 직종은 50만2000명에서 51만3000명으로 2.2% 증가했다. 가사·청소·돌봄 직종은 2만8000명에서 5만3000명으로 89.3% 급증했다. 미술 등 창작활동 종사자는 89.5%, 데이터 입력 등 단순작업 종사자는 83.9%, 통번역·상담 등 전문서비스 종사자는 60.4% 증가했다.

고용부는 가사·청소·돌봄 종사자 급증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웹 기반형 플랫폼 종사자 증가에는 “일감 증가 등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플랫폼 종사자 직종별 증감률. /고용노동부 제공

플랫폼 종사자의 57.7%는 주업으로, 21.2%는 간헐적 참가, 21.1%는 부업으로 해당 일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업’은 플랫폼 일자리 수업이 전체의 50% 이상이거나 주당 20시간 이상 일하는 경우다. 월평균 근무 일수는 14.7일, 일평균 근무 시간은 6.4시간으로 작년과 큰 차이가 없다.

플랫폼 노동으로 번 월 평균 수입은 146만4000원으로 작년(123만10000원)보다 18.9%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인 최근 3개월(9~11월) 동안 1년 전보다 수입이 줄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48.0%로, 늘었다고 응답한 비율(24.7%)의 두 배 수준이었다.

플랫폼 이용 시 계약을 맺었는지에 대해서는 63.4%가 ‘맺지 않았다’ 또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고용보험 가입률은 46.4%로 작년보다 17.3%포인트, 산재보험 가입률은 36.5%로 작년보다 6.4%포인트 증가했다.

직전 일자리에서 플랫폼 일자리로 이동한 이유로는 ‘더 많은 수입을 얻기 위해서’가 62.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일하는 시간이나 날짜 선택이 가능해서’(18.0%), ‘일에 있어서 개인이 더 많은 자율성과 권한을 가질 수 있어서’(6.9%)가 뒤를 이었다.

플랫폼 종사자 중 이직 의사가 있는 비율은 54.0%다. 가사‧청소‧돌봄(54.3%)과 배달‧배송‧운전(53.8%) 등 지역기반형 플랫폼 직종의 이직 의향이 비교적 높았다. 정보기술(IT) 관련 서비스, 미술 등 창작활동, 데이터 입력 등 단순 작업과 같은 웹 기반형 플랫폼 직종의 종사자는 이직 의향이 38~44% 수준으로 비교적 낮았다.

김준영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이번 조사 결과는 가사·청소·돌봄, 미술 등 창작활동, 전문서비스 등 그간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분야가 점차 플랫폼 노동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김유진 노동부 근로기준정책관은 “플랫폼 종사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며 “내년부터 플랫폼 종사자의 차별받지 않을 권리, 쉴 권리 등을 중심으로 법적·제도적 보호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고, 공정한 계약 관행을 형성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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