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더 패뷸러스' 최민호 "전연인과 친구? 어렵다…브런치카페보다는 국밥"

'더 패뷸러스' 최민호. 사진 제공=넷플릭스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넷플릭스 '더 패뷸러스' 배우 최민호가 극 중 역할 지우민에게 공감하는 점과 다른 점을 짚었다.

'더 패뷸러스'에서 지우민 역할을 맡은 최민호는 27일 서울 종로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전 연인과 친구로 지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라며 "촬영하면서 평소 안 가던 브런치 카페에 갔는데, 원래는 국밥이나 백반을 더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지난 23일 전 회차 공개된 '더 패뷸러스'(극본 김지희 임진선, 연출 김정현)는 패션(fashion)이라 쓰고 열정(passion)이라 읽는 패션계에 인생을 바친 청춘들의 꿈과 사랑, 우정을 그린 하이퍼리얼리즘 로맨스다. 최민호는 포토그래퍼 지우민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최민호는 지우민 역할을 연기하면서, 공감했던 점을 털어놨다. 특히 '더 패뷸러스'가 패션 대행사 이야기인 만큼, 수많은 패션 브랜드 러브콜을 받는가 하면 화보 장인으로 통하는 최민호에게 여러 공감 지점이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제가 몰랐던 디테일한 부분이 있어서 오히려 재밌더라"라는 최민호는 "일하는 필드인데 디테일하게 알게 된 것이 생겨 재밌었다. 저도 물어보곤 그랬다. '진짜 이렇게 하느냐'라고. 뒤에서는 나름 치열한 싸움이 있더라. 새로운 디테일을 알게 된 면이 있다"고 했다.

이어 갑질하는 스타가 나오는 것도 언급했다. 최민호는 "그런 분이 계신다면 인성 논란으로 망하지 않을까 싶다. 그건 문제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더 패뷸러스' 최민호. 사진 제공=넷플릭스

'더 패뷸러스'가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 청춘들의 러브스토리를 다뤘기에, 이제 30대인 최민호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에도 궁금증이 생긴다.

최민호는 "20대 초반 청춘들 얘기가 아니라,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이야기라 가장 현실성이 있는 이야기다. 꿈을 잃지 말고 열심히 나아갔으면 하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어, 촬영하면서 그런 긍정 에너지를 받은 것 같다. 불안하고 흔들릴 수 있는 시기인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사람들이 나를 응원해주고 나도 응원해주는 누군가 있다면 한 발 한 발 나아갈 수 있는 마음을 촬영하면서 느꼈다. 그런 마음을 보시는 분들도 느꼈다면 열심히 촬영한 것이 헛되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30대에 느끼는 연애에 대해서는 "어릴 때는 못 느꼈던 감정을 왜 크면 아는지. 1부터 10이 있다면, 하나만 안 맞으면 고민하는 시기가 오더라. 정말 '나도 점차 바꿔 가는구나 , 어른이 돼가는 구나'를 느낀다"고 했다.

지우민을 연기하면서 다소 이해되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고. 특히 지우민은 친구이자 전 연인이었던 표지은(채수빈)과의 관계에서, 친구와 썸 사이를 오가며 급격한 감정의 변화를 겪는다. 또 열정 빼고 모든 것을 갖춘 인물로 묘사되기 때문에, 연예계 대표 열정맨 최민호에게는 답답한 부분도 있었단다.

"처음에는 답답했다. '나라면 안 그랬을 텐데, 나였으면 여기서 이랬을 텐데'라는 생각했다. 감정 변화를 했던 부분에서 감독님과 미팅을 많이 했다. 아슬아슬 줄타기하는 연기를 하려고 노력했다. 과거 신도 변화를 주려고 많이 웃었는데, 장난기 있는 웃음이 아니라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그래서 변화 후 웃음은 '아무 의미 없어, 장난이야'라고 하려고 했다. 그런데 마음은 있는데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는 것이 답답했다."

전 연인과 친구로 지내다가 다시 연인이 되는 설정 또한 인간 최민호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드라마에만 있을 법한 사이라고 생각했다. 저희도 촬영하면서 둘의 감정은 고백하지 못하는, 자존심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생각했다."

이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최민호는 "개인적으로는 전 연인과는 친구도 될 수 없고, 다시 만나기도 어려운 것 같다.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것은 괜찮은데 전 연인과 힘들 것 같다"며 "저희 드라마에서 그렇게 된 배경은, 또 다른 두 명의 베프들이 노력해줬기 때문이라고 본다. 사실은 마음이 있지만 헤어졌을 때는 주변 사람들이 도와주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힘들지 않을 것 같다"며 견해를 밝혔다.

그래도 후반부 지우민의 행동은 최민호가 원한 모습이었다. "우민이 캐릭터가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계속 노력하는데, 한발보다 두세 발 먼발치에서 지켜봐 주고 걱정한다. 후반부에는 개인적으로 시원했다.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말할 줄 아는 그런 모습이 좋더라."

'더 패뷸러스' 최민호. 사진 제공=넷플릭스

그런 가운데 MZ세대 이야기에 놀라웠던 점은 또 있었다. 최민호는 "너무 놀랐던 것이 클럽 장면이 생각보다 많이 나오더라. 그렇게 많은 클럽을 가본 것이 처음이었다. 경험이 많지 않으니 '계속 맞아?', '진짜 병나발을 불러?'라고 했다. 요즘은 '샴페인 잔에 잔하고, 취해서 병나발을 부나'라는 의문을 가지고 찍었다. 취하면 그럴 수 있다고 하긴 했는데, 파티 장면 할 때 의문이 들면서 찍었다"고 털어놨다.

또 촬영 장소에 대해서도 "패션 업계 얘기다 보니 예쁘고 멋진 곳에서 촬영을 많이 했다. 평소 잘 안 가는 브런치 카페도 많이 갔다. 사실 저는 국밥과 백반을 좋아한다. 청담동에 사는데 집 근처에 그렇게 좋은 곳이 많은지 몰랐다. 예쁘고 아기자기한 브런치 카페가 많은 것을 촬영하면서 알았다"며 웃었다.

지우민을 연기하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디제잉이나 런웨이 하는 모습에 대해서는 "대본을 보는데 디제잉 신이 있더라. '우민이는 디제잉도 할 줄 아느냐'고 했다. 그러니 감독님께서 '해외에서 놀 때 잠깐 했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얘는 대체 해외에서 뭘 했느냐, 망나니였냐'고 물어봤다"고 웃으며 "런웨이 신도 한 시간 전에 알았는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포토그래퍼 캐릭터인 만큼, 카메라 실력은 어떨까. 특히 최민호는 작품 전부터 포토그래퍼들을 찾아가 공부할 정도로 캐릭터 연구를 깊이 했다. "원래 평소에도 촬영하는 것 좋아하고 영상 찍는 것도 좋아하고 관심이 많았다"는 그는 "이번에 작품 하면서 컴퓨터로 다루는 법도 제대로 배웠고 조명도 많이 배웠었다. 사전에 준비를 많이 했는데, 현장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한정적이더라. 그런 부분이 아쉬웠다"고 고백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패뷸러스'는 지난 23일 전 회차 공개됐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