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빌라왕’도 숨졌다…세입자 피해액 ‘최소 100억’ 추산

20대 여성 빌라왕 12일 사망…‘갭투자’ 인천 등 수십 채 소유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주택 1139채의 보증금을 미반환한 채 사망한 일명 '빌라왕' 김아무개씨 사건 피해 임차인들이 27일 오전 세종시에 있는 한 공유오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 상황 및 요청사항 등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빌라 등 주택 1139채를 보유하던 중 돌연 사망해 전세보증금 미반환 논란을 야기한 일명 '빌라왕' 사건과 유사한 사건이 추가 확인됐다. 이번엔 인천 등에 주택 수십 채를 소유한 20대 여성 집주인이다.

2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에 따르면, 일명 '갭투자'를 통해 인천 미추홀구 등지에 빌라 및 오피스텔 수십 채를 소유했던 여성 송아무개(27)씨가 지난 12일 사망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 사례가 속출했다. 송씨가 가진 주택 중 전세보험에 가입된 보증금 규모만 1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씨는 등록임대사업자였음에도 임대사업자가 의무 가입해야 하는 임대보증금 보증보험엔 미가입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송씨가 보유했던 주택 중 HUG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된 주택은 약 50채다. 이 중 일부 임차인은 보증금을 반환 받았으나, 약 40채의 경우 임대 기간이 끝나지 않아 보증보험 완료 기간 또한 도래하지 않았다. 송씨 소유 주택이 공매나 경매나 넘어가 낙찰되기 전까지 전세보증금을 반환받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단 뜻이다.

임대인 사망시 전세보험에 가입한 피해자들은 HUG에게서 보증금을 반환받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HUG의 대위변제(보증기관에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먼저 돌려준 뒤 임대인에게 회수하는 것)를 위해선 임차인이 집주인에게 임대차 계약 해지를 통보하는 절차가 필요한데, 집주인 사망시 이 단계부터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다.

최근 논란이 된 '빌라왕' 김아무개씨의 사례도 비슷하다. 김씨 소유 주택의 임차인 중 614명이 보증보험에 가입했으나 대위변제를 통해 전세보증금을 반환받은 이는 139명에 불과하다. 김씨의 돌연한 사망 때문이다. 보증보험을 들지 않은 피해자들의 경우 주택 경매를 거쳐 주택 경매를 거쳐 보증금 돌려받아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피해자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김씨와 송씨 등 임대인 사망으로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하는 임차인들은 이날 세종시에서 기자회견 후 국토교통부 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해당 기자회견에선 송씨 이외 또 다른 임대인의 사망 사례도 공개될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