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신년 특별사면…14년 잔여 형기·벌금 82억 면제

정부 "범국민적 통합으로 대한민국 저력 회복 계기 마련"
구속·석방 반복하다 현재 형집행정지로 풀려나 치료

(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이 연말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되면서 14년여의 잔여 형기와 약 82억원의 벌금 납부를 피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신년을 앞두고 이 전 대통령을 특별사면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81세로 고령인 데다 건강이 안 좋은 점이 고려됐다.

이 전 대통령은 건강상 문제로 형집행정지를 받고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이번 특별사면으로 구치소로 돌아가지 않게 됐다.

그는 자동차부품업체 다스(DAS)의 자금 수백억원을 횡령하고 삼성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 2018년 3월 처음 구속됐다.

이 전 대통령은 1심 선고 이후 보석 청구가 받아들여지면서 구속된지 349일만인 2019년 3월 석방됐다. 2심 선고 이후에도 재수감됐으나 법원의 결정으로 6일만에 다시 풀려났다.

하지만 이후 대법원에서 2018년 10월 징역 17년형이 확정되면서, 이 전 대통령은 다시 구치소로 향했다.

그는 이후 1년 8개월여 복역하다가 형집행정지로 풀려났다.

이 전 대통령은 1941년생으로 이번 사면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아흔을 훌쩍 넘긴 나이에 만기 출소가 예정됐다.

이 전 대통령은 또 대법원에서 벌금 130억원도 확정받았는데, 미납된 82억원의 벌금은 면제받게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국정농단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벌금 180억원을 확정받고 약 150억여원을 미납했으나, 특별 사면으로 나머지 벌금 납부가 면제됐다.

정부는 이번 사면을 발표하면서 "새 정부 출범 첫해를 마무리하며, 범국민적 통합으로 하나 된 대한민국의 저력을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의미에서 이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을 사면대상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신자용 법무부 검찰국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벌금 미납액이 있으나 전직 대통령이라는 특수 신분을 고려했다"며 "박 전 대통령도 거액의 벌금이 미납됐지만 사면을 실시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법조계와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사면권이 남발돼 법치주의 원칙을 흔든다는 비판이 제기돼온 만큼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은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이 전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 입장을 밝히지 않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는데도, 결국 사면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 전 대통령 수사를 지휘해 구속·기소를 주도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대통령이 사면 상신·결정권자가 된 상황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chm646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