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지 개발해 2000억 대박 제주시…“이익금 어디에 써야하나”

화북상업지역 도시개발사업 진행
막대한 수익금에도 사용처 한정돼
“계획도로·기반시설 정비 위주 사용”

화북상업지역 도시개발사업 계획도 [자료=연합뉴스]

제주시가 화북상업지역 도시개발사업에서 2000억원에 달하는 개발이익을 얻었지만, 이익금을 어디에 에 써야할지 고민에 빠졌다.

27일 제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화북상업지역 주상복합용지(1만9432㎡)에 대한 공개매각을 추진한 결과 2660억원을 제시한 A부동산 개발업체가 낙찰을 받았다. 감정평가액 691억원의 약 4배인 2660억원을 부른 것이다.

화북상업지역 도시개발사업은 제주시 화북동 일원 21만6920㎡를 대상으로 상업 중심형 시가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제주시가 택지를 조성해 땅을 토지주에게 돌려주고 이 가운데 일부를 체비지(잉여 토지)로 확보한다. 이어 확보한 체비지를 민간에 매각해 사업비로 충당하는데, 규모는 28필지·3만4270㎡다.

현재 제주시는 규모가 가장 큰 주상복합용지를 매각하는 등 체비지 90%(24필지·3만1752.2㎡) 이상을 매각, 3045억원 상당의 수입을 올렸다. 여기에 택지조성비 848억원을 빼면 개발이익만 2000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제주시가 2000억원 이르는 개발이익을 어디에 사용할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는 점이다.

도시개발법에서는 도시개발사업이 종료된 후 남은 수익금을 도시개발사업 특별회계로 귀속하도록 못 박았다. 제주시가 현재 진행 중인 도시개발사업이 화북상업지역 밖에 없기 때문에 개발이익을 이 곳에서만 써야될 처지에 놓인 것이다.

하지만 화북상업지역에는 초·중학교 건립이나 문화체육시설 조성 등 대규모 공공인프라나 프로젝트가 계획되지 않아 사용처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우선 화북상업지역을 잇는 도시계획도로 및 지역 내 공원녹지 조성에 수익금을 사용할 예정”이라며 “여기에 주차장 설치 등 화북동 주민들의 다양한 요구 상황도 법 테두리 안에서 받아들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한 “도시개발사업 특별회계 귀속 시기는 2~3년 후로 예상된다. 예상되는 귀속액은 아직 알 수 없다”며 “특별회계로 귀속된 이후에는 도로·상하수도 등 도시 기반시설 설치·정비 등에 사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에 매각된 주상복합용지는 당초 호텔부지로 계획됐지만, 매각이 이뤄지지 않아 용도를 변경해 재매각에 나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