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인기 사태로 드러난 방공망 취약점… "탐지는 향상, 무력화는 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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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인기 5대가 26일 우리 영공을 침범했으나 단 1대도 격추시키지 못했다.
우리 군은 이 같은 북한 무인기에 대응하고자 저고도 탐지 레이더를 도입하고, 신형 차륜형 대공포를 개발하는 등의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북한 무인기가 또다시 우리 영공을 침범한 데다 되돌려 보내기까지 하면서 군의 관련 대응 노력이 무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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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북한 무인기 5대가 26일 우리 영공을 침범했으나 단 1대도 격추시키지 못했다. 이에 우리 군의 '취약한' 방공망과 대응능력이 재차 도마에 오르고 있다.
과거와 달리 이번엔 북한 무인기기가 우리 영공에 접근하는 순간부터 계속 추적·감시해왔단 게 군 당국의 설명이지만, 초기에 무력화되지 못한 북한 무인기가 수도 서울 상공까지 내려왔다가 돌아간 건 엄연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27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 무인기 5대는 전날 오전과 오후에 걸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경기도 김포·파주와 서울 북부, 인천 강화 상공 등을 비행했다. 이 가운데 오전에 남하한 무인기 1대는 은평구 일대 상공까지 진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관련 대응 매뉴얼에 따라 경고방송·사격에 이어 전투기·헬기 등 20여대의 공중 전력을 출격시키는 등 총 5시간여에 걸쳐 대응작전을 폈지만, 무인기 5대를 모두 놓쳤고 격추에도 실패했다.
북한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사실이 군 당국에 공식 확인된 건 지난 2017년 6월 이후 약 5년6개월만이다. 당시 강원도 인제에 추락한 북한 무인기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배치된 경북 성주까지 내려가 관련 사진 550여장을 촬영했다. 그에 앞서 2014년에도 파주와 서해 백령도, 강원도 삼척 등에서도 추락한 북한 무인기가 발견된 적이 있다.
우리 군은 이 같은 북한 무인기에 대응하고자 저고도 탐지 레이더를 도입하고, 신형 차륜형 대공포를 개발하는 등의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현재 서울 등 수도권 핵심 시설엔 2019년 도입한 드론 테러 방어용 레이더(SSR)가 배치돼 있고, 신형 30㎜ 차륜형 대공포도 작년 12월부터 야전에서 전력화를 시작해 노후화된 20㎜ 벌컨포를 대체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북한 무인기가 또다시 우리 영공을 침범한 데다 되돌려 보내기까지 하면서 군의 관련 대응 노력이 무색해졌다. 일각에선 대응 매뉴얼에 문제가 있단 지적도 나온다.
이번에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의 무인기는 2m급 이하 소형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각에선 이런 소형 무인기를 추적·격추하는 데 우리 군이 전투기와 헬기를 동원한 건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쓴 격'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심지어 대응 출격과정에서 공군 KA-1 경공격기 1대가 추락하는 사고도 났다.
게다가 북한 무인기가 낮 시간대 남하한 이번의 사례와 달리 야간에 적외선 카메라를 탑재한 정찰 혹은 공격용 무인기 MDL을 넘어온다면 "우리 군이 탐지·격추할 확률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2013년 관영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무인기 보유 사실을 처음 공개했으며, 현재 최대 1000여대의 무인기를 운용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레이더 확보를 통해 북한 무인기를 탐지했다면 무력화시켰어야 하는데 현재 우리 군엔 초소형 드론에 유용한 전문 무기체계가 없다"며 "대형 드론은 막을 수 있지만 소형 드론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양 부연구위원은 재밍(주파수 교란) 장비 등 소형 드론에 최적화된 무기체계를 확보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그 전까진 기존 무기체계를 결합한 전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류성엽 21세기 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해외 사례를 볼 때 무인기 대응에 헬기나 전투기를 동원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보다 효과적인 대응 방법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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