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격 보고’ 제대로 안한 국방부…아침까지 첩보 분석 안돼
[앵커]
서훈 전 실장은 대통령 보고를 9시간 미루며 국방부의 더 정확한 첩보 분석을 기다려보자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국방부는 피격이 발생한 다음 날 오전까지도 사망 경위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마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당시 국방부의 '보고' 체계에 문제가 있었던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김지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고 이대준 씨가 사망한 시각은 밤 10시 30분쯤.
그 때부터 관련 첩보가 군사정보통합처리체계, 이른바 밈스(MIMS)에 올라오기 시작했고, 국정원과 국방부는 각각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그로부터 50분 뒤, 국정원은 해당 첩보를 토대로 '피격 사망' 결론을 냅니다.
하지만 국방부는 밤늦도록 장관에게 아무 보고도 하지 않았고, 서욱 전 장관은 새벽 1시 관계장관회의가 열릴 때도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방부의 이 '공백', 검찰은 내부 보고 체계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합참 정보본부의 최고책임자가 정부 관계자와의 회식 때문에 보고를 제대로 못 했다는 겁니다.
안보 분야 전문가인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도 같은 맥락의 의혹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김종대/전 정의당 의원 : "정보 관계관들이 합참 정보본부를 만나서 관계 기관 간담회를 한 겁니다. 정보 활동에 대한, 장관을 보좌하는 활동은 마비된 것으로..."]
국정원과 국방부의 분석 결과가 일치해야 첩보 신뢰성이 높아지는데, 당시 관계장관회의는 국방부의 분석자료 없이 반쪽으로 진행됐던 셈입니다.
결국 이 심야회의는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국방부에 추가 분석을 지시하면서 결론 없이 마무리됐는데, 국방부는 이후 서 전 실장이 문 전 대통령에게 대면 보고를 했던 8시 반까지도 분석을 마치지 못했습니다.
결국 대통령에게도 "분석이 덜 된 첩보임을 전제하고 보고했다"는 게 서 전 실장 측의 주장입니다.
취재진은 국방부의 보고 공백과 관련해 서욱 전 장관과 합참 간부에게도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첩보 삭제 의혹과 관련해선, 이르면 이번 주 국가안보실과 국정원, 국방부, 세 기관의 최고 책임자들이 모두 재판에 넘겨질 전망입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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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숙 기자 (vox@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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