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간 어김없이…” 전주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올해도 성금 놓고 사라져

김동욱 2022. 12. 2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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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해마다 성탄절을 전후해 노송동주민센터를 찾아 남몰래 성금을 놓고 사라진 그의 선행은 생활이 어려운 이웃에 큰 힘이 되고 있다.

2019년 이맘땐 천사가 주민센터 화단에 놓고 간 성금을 도난당해 경찰 수사로 되찾은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이후에도 그의 선행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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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해마다 성탄절을 전후해 노송동주민센터를 찾아 남몰래 성금을 놓고 사라진 그의 선행은 생활이 어려운 이웃에 큰 힘이 되고 있다.

27일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1분쯤 4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주민센터에 발신자표시를 제한한 전화로 연락해 “인근 한 교회 옆 노란색 어린이집 차량 오른쪽 뒷바퀴 쪽에 상자를 뒀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주세요”라는 말만 짤막이 남기고 곧바로 끊었다.

이에 직원들은 주민센터에서 140m가량 떨어진 현장으로 달려가 한 어린이집 미니버스 아래에  놓인 쇼핑백 하나를 발견했다. 안에는 성금을 담았을 것으로 보이는 A4 박스가 담겨 있었는데, 주민센터는 이날 오후 개봉해 성금 규모를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다.

천사가 노송동에 성금을 몰래 놓고 사라진 것은 올해로 23년째다. 2000년 4월 그의 자녀로 보이는 한 초등학생을 통해 58만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전달하면서 시작된 이후 매년 성탄절 전후만 되면 이곳 화단 등에 성금을 몰래 놓고 유유히 사라질 뿐 신분을 전혀 드러내지 않아 ‘얼굴 없는 천사’로 불린다. 성금 누계로는 지난해까지 8억872만8110만원이나 된다.

2019년 이맘땐 천사가 주민센터 화단에 놓고 간 성금을 도난당해 경찰 수사로 되찾은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이후에도 그의 선행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주민센터는 그동안 그가 보낸 성금으로 생활이 어려운 소년소녀가장과 홀로 노인, 저소득층 등 6158세대에 현금과 쌀, 연탄 등을 지원하고 저소득가정 자녀 20여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올해도 답지한 성금을 이런 소외계층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노송동 관계자는 “얼굴 없는 천사의 온정이 나비효과처럼 확산하면서 더불어 사는 따듯한 공동체 사회를 만드는데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올해도 성금 액수를 떠나 변함없이 이웃을 위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준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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