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도 전세대출 금리 인하···당국 엄포에 금리 내림세
은행권의 전세자금 대출 금리 인하 흐름에 KB국민은행이 가세했다.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점검에 나선 이후 은행 대출 금리가 내림세를 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7일 전세자금 대출 금리를 최대 0.7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금리가 내려가는 상품은 KB주택전세자금대출, KB전세금안심대출, KB플러스전세자금대출이다.
KB국민은행은 이와 함께 금융취약계층에 대한 우대금리 적용 기한을 연장한다.
KB국민은행은 지난 7월부터 기초생활수급자, 만 65세 이상 차상위 계층, 장애인 등 취약계층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0.3%포인트 확대 제공하고 있다. 애초 이 제도를 올해 말까지 운영할 예정이었지만, 금리 상승으로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KB국민은행이 대출 금리를 낮춘 데는 최근 금융당국이 대출 금리 전수 조사를 벌이는 등 은행권에 압박을 가한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당국은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최고 연 7%대까지 오르자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이에 우리은행이 지난 9일 전세대출 금리(신규 코픽스 기준)를 최대 0.85%포인트 인하하면서 금리 인하에 나섰고 NH농협은행도 뒤를 이었다. NH농협은행은 내년 1월2일부터 전세자금대출 금리(고정금리 기준)를 최대 1.10%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세자금 대출 최고금리는 연 7%대에서 6%대로 내려왔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5일 5.93~7.33%에서 27일 5.54~6.94%로 낮아졌다.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뿐만 아니라 은행이 대출 영업을 강화할 목적으로 금리를 내리는 측면도 있다. 올해 가계대출이 꾸준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11월 16조183억원이 줄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높은 금리 수준이 유지되고 있어 내년에도 가계대출 역성장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다른 은행보다 경쟁력 있는 대출금리를 제시해야 할 필요를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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