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법 종료 D-4, 이대로는 '민생 위기'…여야, 극적합의 나올까

與 "접점 찾기 어려워…28일 본회의 일몰법 처리 안될 것"
野 "여야 합의에 입각해 일몰법안 일괄 타결해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2.12.2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이서영 신윤하 기자 = 해가 바뀌면 효력이 사라지는 '일몰법안' 처리가 불과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가 쟁점 법안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여당에서 추가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선을 긋고 있어 극적 합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27일 일몰법 등 법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화물연대 파업을 불러온 안전운임제(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30인 미만 사업장 '주 60시간' 근무를 허용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건강보험의 국고 재정 지원을 위한 국민건강보험법 등을 두고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전날 소위 논의 과정에서 노동자의 범위를 확대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해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을 두고 충돌했다. 이 법안은 일몰법안은 아니지만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맞물렸다.

초과근무와 관련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그동안 반대 입장을 밝혀온 야당에서 최근 "직종별로 정밀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하는 등 협상의 여지가 있음을 시사하면서 합의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소위원회에서 여당은 민주당과 정의당에서 요구하는 노란봉투법은 애초 숫자를 앞세운 야당 단독 입법이라고 반발하며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처리만 요구했다. 이에 야당이 반발하며 제대로된 논의조차 못하고 결국 파행했다. 결국 27일 오전 열릴 예정이었던 환노위 전체회의는 취소됐다.

이에 앞서 지난 9일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안전운임제 법안을 단독 의결한 민주당은 여당에 합의 처리를 요구하고 있지만 여당은 반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은 여야 모두 어느정도 합의점을 찾았지만 다른 일몰법안과 맞물려 본회의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당에서 이렇게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것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법안 통과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법상 각 상임위 법안은 전체회의를 통과한 후 법사위에 상정, 통과해야 한다.

현재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으로 여야 합의 없이 해당 법안들을 상정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2.12.27/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일몰법과 관련해 "협상을 이어나가기 어렵다"며 "양당 입장이 다 나와 있고 접점을 찾기 어려워서 일단 28일 본회의로 볼 때 일몰법이 (처리)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안전운임제와 관련해서는 연장할 생각이 없고 정부도 안전운임제 이름부터 잘못됐다고 판단하고 있어 정비해서 재구조조정할 계획이기 때문에 연장에 동의하지 않는 상황이고, 추가연장근로제는 민주당이 동의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합의에 이르지 않아서 일몰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어 "건강보험 정부 지원은 법이 없다고 해서 지원을 못 하는 것도 아니고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이후에 합의되면 지원할 수 있는 법을 만들 수 있다"며 "또 만들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 추가 합의나 협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근로기준법에 대해 "내일까지 환경노동위원회가 소집되지 않기 때문에 내일 통과될 수 없다"며 "한전전력법, 가스공사법 등 쟁점이 없는 법안만 통과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 합의에 입각해 안전운임제를 비롯한 일몰법안 처리 일괄 타결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여야가 시급한 법률을 28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한 것은 지난 21일인데, 국민의힘은 전날 안전운임제 일몰 연장의 의미가 없다며 또다시 합의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대통령이 반대하면 여야 합의가 당장 휴짓조각이 돼 버리는 상황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3년 새해를 목전에 둔 대한민국 국회가 박정희 시대 청와대 특공대라 불린 유정회로 퇴행하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고 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안전운임제에 관련해 "당장 국토부 장관이 안된다고 절대 안된다고 브리핑하는 상황에서 국회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했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