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 장질환 15%, '여기서' 진료

서울아산병원 염증성 장질환 센터, 개소 10년... 국내 최초·최대 센터

서구적 식습관으로 원인을 콕 집어낼 수 없는 복통과 설사 등으로 고생하는 한국인이 많아지고 있다. 이런 염증성 장질환은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등의 이름으로 나타난다. 완치가 쉽지 않은 질환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이런 질환의 이름마저 생소하던 1993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궤양성 대장염·크론병 클리닉'을 열고 2012년 '염증성 장질환 센터'를 만들었다.

지난 10년 동안 1만 2000명이 넘는 환자가 이 곳에서 진료를 받았다. 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15%에 해당한다. 단일 기관으로 가장 많은 임상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염증성 장질환 수술의 약 40%도 이곳에서 이뤄졌다. 장 일부를 절제하는 크론병 수술의 경우 1991년 첫 집도 이후 2016년 1000례를 달성했다. 매년 100 차례 이상 수술했다.

이 센터는 진료과간 협진 시스템(염증성 장질환 다학제 클리닉)을 구축하기도 했다. △소화기내과 △대장항문외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등이 질환별 전문화·특성화 치료, 환자별 맞춤형 치료를 시행 중이다.

또 △궤양성 대장염·크론병 클리닉 △베체트 장염 클리닉 △염증성 장질환 수술 클리닉 △소아청소년 염증성 장질환 클리닉 △염증성 장질환 이행 클리닉 △염증성 장질환 다학제 클리닉 △임상연구 클리닉 등 7개의 세부 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2014년 면역억제제 '티오푸린(Thiopurine)'의 부작용 중 하나인 백혈구 감소증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이 약물은 염증성 장질환과 기타 자가면역질환, 장기이식환자 등이 흔히 쓴다. 연구 결과는 국제 진료 가이드라인에 반영됐다.

지난 10년 간 미국, 영국, 독일 등을 포함한 총 25개국 180여 명이 연수했으며, 2016~2018년 베트남 의료진 대상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서울아산병원 예병덕 염증성 장질환 센터장은 "서구화된 식습관과 장내 미생물 불균형 등으로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국내외 염증성 장질환 진료와 연구 수준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지현 기자 (jh@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