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인기 전력 최대 1000대 추정… 1980년대부터 '방현' 시리즈 등 개발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 무인기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우리 영공을 침범하면서 관련 기술 수준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북한군이 운용 중인 무인기는 대부분 '정찰용'이지만 생화학 테러 등 공격용으로 쓰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7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전날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온 북한 무인기는 양 날개 길이 기준으로 2m급 이하의 소형 기체다. 지난 2014·17년 국내에서 발견됐던 북한 무인기와 크기(날개폭 1.9~2.5m, 동체 길이 1.2~2m 등), 무게(12~15㎏) 등이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다만 북한이 이번에 날려보낸 무인기에 항공촬영을 위한 광학장비나 공격용 무기를 탑재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 군이 전투기·헬기 등 항공전력 20대를 띄워 무인기 대응작전에 나섰지만 격추는 물론 포획에도 실패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우리 군에 비해 열세인 공군 전력을 극복하기 위해 무인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500대에서 많게는 1000대의 무인기를 개발·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1980년대 말 중국산 무인기 'D-4'를 입수했고, 이를 바탕으로 '방현-1·2' 등을 만들었다. '방현' 시리즈는 길이 3.6m에 날개폭 4.8m 크기로서 고도 3㎞에서 최고 시속 162㎞로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또 1990년대부턴 시리아·러시아 등으로부터 각종 정찰용 무인기를 들여왔고, 이를 기초 자체 개발 시험을 거듭해 2010년대 들어 공격·정찰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 무인기도 개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두루미'로 불리는 이 무인기는 길이 5m, 날개폭 3m, 무게 35㎏으로서 항속거리는 350㎞ 정도다.
북한은 이외에도 항속거리 800㎞ 수준의 무인기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북한에서 출발해 남한 대부분 지역을 정찰한 뒤 돌아갈 수 있단 뜻이다.
실제로 북한은 2017년 6월 경북 성주 소재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까지 무인기를 날려 보내 기지 시설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 무인기는 북한으로 돌아가다 강원도 인제 야산에 추락했으며, 우린 군 당국의 분석에서 전체 비행시간은 5시간30여분, 비행거리는 490여㎞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은 작년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 당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무인정찰기 개발'도 거론했다. 이와 관련 우리 군은 탄도미사일 능력을 이미 갖춘 북한이 자체 정찰위성을 개발하기 전까진 무인기를 대남 정찰 등 임무에 집중 투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앞서 2014년에도 무인기를 활용해 비무장지대(DMZ)와 남침로, 청와대 상공까지 정찰한 적이 있다.
북한 무인기의 이번 우리 영공 침범도 북한군 동계훈련 중 정찰훈련의 일환이자 유사시 국지도발 좌표 설정을 위한 활동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북한 무인기가 아직은 현대전에서 의미 있는 공격 능력을 갖추지 못했으나, 미래엔 위협적인 공격용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추후 무인기를 화학·생물학 무기나 핵폭탄 등의 투발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단 얘기다.
우리 군이 2014년 발견한 북한 무인기의 경우 400~900g 정도의 수류탄 1개를 겨우 실을 수 있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분석됐으나, 이후 1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만큼 "탑재 중량을 늘리는 등 무인기 성능을 향상시키는 게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특히 무인기 연구는 민간 영역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이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4성 장군 출신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북한 무인기 사건과 관련해 "무인기에 폭탄이 실려 있었다거나 자폭을 시도했다면 인근 지역의 인명·재산 피해가 분명히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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