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얼굴없는 천사', 23년간 연말 한파 녹였다

전북 전주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기부에 나서며 지난 2000년부터 무려 23년간 연말 한파를 녹였다.

27일 전주시에 따르면 오전 11시쯤 '얼굴 없는 천사'로 추정되는 남성이 완산구 노송동주민센터에 '발신자 표시제한'으로 전화를 걸었다.

이 남성은 "성금을 성산교회 인근 유치원 차량 오른쪽 바퀴 아래 놓았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직원들이 나가보니 남성이 가리킨 곳에 A4용지 상자가 놓여 있었다.

해당 상자에는 '대학 등록금이 없이 꿈을 접어야 하는 전주 학생들과 소년소녀가장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힘 내시고 이루고자 하는 모든 일들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글과 5만 원권 뭉치가 담겨 있었다.

성금은 이날 오후 1시 30분 개봉된다.

이 기부자는 2000년 4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58만 4천원을 놓고 간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23년간 선행을 베풀어왔다.

누적 성금만 8억 원에 달하며 어려운 이웃에 지원이 이뤄졌지만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단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아 이른바 '얼굴 없는 천사'로 불린다.

노송동 주민들은 매년 10월 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해 홀몸노인과 소년·소녀 가장 등 어려운 이웃을 돕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전북CBS 남승현 기자 nsh@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