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한 가입한 실손보험···내년부터 단체보험도 중지 가능해진다

단체·개인실손보험 비교. 금융위원회 제공

개인과 단체 실손보험을 중복으로 가입했다면 내년부터는 개인 보험뿐 아니라 단체 보험도 보험료 납입 중지를 할 수 있고 보험료도 환급받을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7일 이런 내용으로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을 개정해 2023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손보험은 질병이나 상해로 인한 병원치료비 중 국민건강보험이 지급하지 않는 비용(법정본인부담금, 비급여)을 가입자가 가입한 상품의 보상 한도 내에서 지급하는 상품이다. 중복 가입해도 치료비를 초과해 이중으로 보상받을 수 없고 치료비 내에서 각 보험사가 보험금을 나눠 지급한다(비례보상).

소비자는 부득이하게 실손보험에 중복으로 가입했다면 한 개 상품을 중지해 보험료를 줄이는 게 좋다. 중복 상품이 개인 실손보험과 단체 실손보험일 경우 지금까지는 개인 상품만 중지할 수 있었다.

내년부터는 소비자가 보험료, 보장성 등을 고려해 개인과 단체 상품 중 하나를 선택해 보험료 납입을 중지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회사가 임직원 복지 차원에서 보험료 전액을 내는 단체보험이 개인보험보다 보장 한도가 작고, 보험 기간도 1년 단위로 갱신된다는 점을 고려해 중지 대상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내년 1월 이후 보험사와 보험계약자간 특약이 체결돼 있다면 단체 실손보험 중지 이후 잔여기간에 대한 보험료도 환급받을 수 있다.

기존에 시행했던 개인 실손보험 중지 제도의 소비자 편의성도 높아진다. 단체보험을 유지하고 개인보험은 중지 신청했다가 퇴직 등으로 개인보험을 재개할 때 지금까지는 ‘재개 시점에 판매 중인 상품’만 가능했는데 앞으로는 ‘중지 당시 본인이 가입한 상품’도 선택할 수 있다. 단 5~15년인 보장 내용 변경 주기가 지나 신규상품으로만 재가입이 가능할 때는 기존 상품을 다시 이용할 수 없다.

금융당국은 소비자의 중복 실손보험 해지 선택권이 넓어지면 계약당 연평균 약 36만6000원의 보험료 경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단체 실손보험 피보험자는 약 469만명, 개인 실손보험은 3746만명이고 단체 보험 중복 가입자는 144만명이다.

금융위는 보험사가 단체보험 가입자(법인)뿐 아니라 피보험자(임직원)에게도 실손보험 중지제도와 신청 방법을 안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