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 10명 중 1명 대회 중 언어폭력 경험했다"

인권위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 체육대회 현장 인권침해 실태 조사
비장애인 52%, 탈의실 부재…장애인 선수 62.5%, 승강기 부재 불편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모습. 2017.5.2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전국체육대회 등에 참가한 비장애인 10명중 1명이 대회 중 언어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은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체육경기대회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 등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전국체육대회(9개 종목), 전국 장애인체육대회(6개 종목), 전국 규모의 개별종목대회(5개)를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 선수와 지도자 그리고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심층면담을 진행했다.

모니터링은 △탈의실·대기실·화장실 등 경기장 안팎의 시설 및 환경 △경기 중 지도자·관중·대회운영 관계자 등에 의한 언어·신체·성폭력 △언어·신체·성폭력 발생 시의 대응체계 △부상 발생 시의 의료체계 및 안전 대응체계 △장애인의 시설물 접근·이용 및 정보접근권 등과 관련한 내용이다.

모니터링 및 심층면담 결과 비장애인 10명 중 1명꼴인 13.2%가 경기대회중 언어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벌 등 신체폭력을 경험한 사례는 1.3%다. 성희롱 발언을 경험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경기장에 탈의실을 설치하지 않은 경우가 52%로 절반이 넘는 비율을 차지했고, 경기장 인권침해 관련 신고·안내물을 비치하거나 부착하지 않은 경우는 82.9%로 대부분 경기장에 안내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선수들이 모텔 등 부적절한 숙소에서 숙박한 경우도 23.7%였다.

장애인의 경우에는 경기대회중 언어·신체폭력 및 성희롱·성폭력이 발생한 사례는 없었다. 또 장애인이 이용하기에 적절한 화장실이 설치된 경우는 87.5%, 부상 시 적절한 의료조치가 이뤄진 경우는 100%로 나타났다.

그러나 장애인이 이용가능한 승강기가 설치돼 있지 않거나 작동하지 않는 경기장은 62.5%를 차지해 많은 장애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었다. 그리고 점자 자료 및 확대경 등은 모든 경기장에서 제공되지 않았고, 수어통역사가 제공된 경우는 37.5%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층면담 결과 선수의 건강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경기일정이 적절하게 계획돼 있다는 응답은 80%, 대회 개최시 휴식시간이 충분히 보장된다는 응답은 92.4%로 대부분 선수의 체력관리와 건강관리는 적절히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선수들의 학습권과 관련해서는 학습권 침해 예방을 위한 규정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66.6%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인권위는 "2023년에도 체육경기대회의 인권상황과 관련해 모니터링을 실시하여 불충분한 시설 환경 및 장애인 정보접근권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며 "관계기관과 협업해 인권친화적인 경기대회가 이뤄질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고 밝혔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