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4-13’으로 밀렸던 KCC, 이승현이 투입되고 나서는 ‘97-72’

손동환 2022. 12. 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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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197cm, F)이 투입된 후, KCC의 모든 게 달라졌다.

전주 KCC는 지난 26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창원 LG를 101-85로 꺾었다. 시즌 두 번째 3연승. 12승 13패로 단독 6위를 유지했다. 5위 서울 SK(14승 12패)와는 1.5게임 차.

힘과 골밑 싸움을 할 수 있는 파워포워드는 KCC의 숙원사업이었다. 2021~2022시즌 종료 후 이승현(197cm, F)에게 거액을 투자한 이유. ‘계약 기간 5년’과 ‘2022~2023시즌 보수 총액 7억 5천만 원’의 조건으로 이승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KCC는 이승현만 사로잡은 게 아니다. 허웅(185cm, G)도 같이 데리고 왔다. 이승현과 같은 조건으로 허웅과 계약을 체결했다.

허웅은 중요할 때 득점할 수 있는 선수다. 에이스 혹은 주득점원을 맡을 확률이 높다. 이승현은 약간 다르다. 허웅과 비슷하거나 높은 비중을 가지되, 허웅과 다른 역할을 해야 한다. 팀의 근간이 되는 수비와 리바운드, 궂은일 등이 이승현에게 주어진 임무다.

이승현의 비중은 이전보다 높을 수 있다. 새롭게 영입한 론데-홀리스 제퍼슨(197cm, F)이 정통 빅맨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승현이 도움수비를 많이 하거나, 이승현이 제퍼슨과 매치업되는 외국 선수를 수비해야 한다. 이승현의 체력 부담이 클 수 있다는 뜻.

하지만 이승현은 버텨야 한다. 이승현이 무너지면, KCC의 근간도 무너지기 때문이다. 이승현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수술 후에도 몸을 부지런히 만들었고, 생각보다 빨리 실전에 나서고 있다. 이유는 하나다. 또 한 번 정상에 서기 위해서다.

그러나 KCC와 이승현은 개막 후 13경기에서 5승 8패를 기록했다.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였다. 그렇지만 KCC는 8경기에서 6승 2패를 기록했다. 최하위에서 단독 6위로 뛰어올랐다.

이승현의 힘이 컸다. 최근 3경기 중 2경기에서 두 자리 리바운드를 기록했다.(2022.12.17. vs 삼성 : 10개, 2022.12.24. vs 캐롯 : 11개) 그리고 상승세인 김준일(200cm, C)을 만난다. 김준일은 대학 시절부터 이승현의 라이벌. 이승현이 기싸움에서 우위를 점해야 했다.

이승현은 1쿼터 시작 후 5분 11초 만에 처음 코트를 밟았다. 전창진 KCC 감독이 경기 전 “LG는 많은 가용 인원을 보유한 팀이다. 우리도 주전들의 체력을 안배해야 한다. 그래서 식스맨들을 스타팅 라인업에 먼저 넣었다”고 말했기 때문.

이승현은 투입 후 첫 공격부터 위력을 발휘했다. 파울 트러블에 빠진 정희재(196cm, F)를 상대로 포스트업 시전. 공간을 확보한 후, 백 보드를 활용한 페이더웨이로 첫 득점을 신고했다. 두 번째 득점도 같은 방법으로 만들었다.

이승현의 역할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지완(188cm, G)과 2대2 후 미드-레인지 점퍼를 유도하거나, 미스 매치 유도에 이은 킥 아웃 패스로 김지완의 득점을 도왔다. 1쿼터 4분 49초 동안 6점 1리바운드 1어시스트. 4-13으로 밀렸던 KCC는 18-20으로 1쿼터를 마쳤다.

이승현은 2쿼터에 수비와 리바운드에 더 신경 써야 했다. 높이 싸움에 취약한 론데 홀리스 제퍼슨(197cm, F)이 라건아(199cm, C) 대신 나왔고, 박경상(180cm, G)-허웅(185cm, G)-이근휘(187cm, F) 등 단신 자원들이 한꺼번에 코트로 나왔기 때문.

이승현의 버티는 수비가 KCC에 힘이 됐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이승현의 높이 싸움이 KCC 속공의 원동력이 됐다. 속공 환경을 잘 형성한 KCC는 LG보다 앞서기 시작했다.

또, 이승현은 힘을 활용한 포스트업으로 LG 빅맨을 괴롭혔다. 2쿼터 종료 0.7초 전에는 스크린 후 자리 잡는 동작으로 이재도(180cm, G)와 미스 매치 유도. 파울 자유투를 이끌었다. 자유투 2개 중 1개 성공. 쫓겼던 KCC는 50-46으로 위기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

이승현의 3쿼터 공헌도는 썩 크지 않았다. 보이는 공헌도는 분명 그랬다. 하지만 몸싸움과 볼 없는 움직임으로 동료들의 체력 부담을 덜었다. 덕분에, 부담을 던 김지완과 허웅이 LG 수비를 맹폭했다.

이승현은 3쿼터 마지막 공격에서 재치를 보여줬다. 단테 커닝햄(203cm, F)의 압박을 받았지만, 수비수를 림 밖으로 밀어낸 라건아에게 앨리웁 패스를 했다. 점프한 라건아는 손쉽게 득점. 이는 KCC 3쿼터 마지막 득점이 됐다. KCC가 14점 차로 앞서는 점수(81-67)이기도 했다.

김지완이 경기 종료 7분 34초 전 쐐기 페이더웨이를 작렬했다. KCC는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했다. 초반 열세를 압도적인 우위로 바꾼 이유. 앞선 자원의 화력도 있겠지만, 이승현의 존재도 이유가 될 수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이승현이 투입된 후, KCC가 LG를 압도했기 때문이다. 조상현 LG 감독도 “(이)승현이에게서 파생되는 옵션을 제어하지 못했다. 승현이와 관련된 옵션을 더 섬세하게 준비해야 했다”며 이승현의 경기력을 핵심 패인으로 바라봤다.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KCC가 앞)
- 2점슛 성공률 : 약 60%(29/48)-약 69%(27/39)
- 3점슛 성공률 : 약 55%(12/22)-약 26%(6/23)
- 자유투 성공률 : 70%(7/10)-약 68%(13/19)
- 리바운드 : 36(공격 12)-23(공격 5)
- 어시스트 : 25-19
- 턴오버 : 11-9
- 스틸 : 5-9
- 블록슛 : 2-2

[양 팀 주요 선수 기록]
1. 전주 KCC
- 허웅 : 24분 38초, 23점(2점 : 6/8, 3점 : 3/4) 4어시스트 3스틸 2리바운드
- 라건아 : 34분 9초, 23점 18리바운드(공격 7) 6어시스트 1블록슛
- 이승현 : 32분 8초, 15점 5어시스트 4리바운드(공격 1)
- 김지완 : 27분 42초, 15점(2점 : 3/3, 3점 : 3/4) 3어시스트 2리바운드 1블록슛
2. 창원 LG
- 이재도 : 28분 47초, 22점 7어시스트 1리바운드
- 김준일 : 23분 32초, 12점 3어시스트 1리바운드
- 아셈 마레이 : 32분 57초, 11점 9리바운드(공격 2) 4스틸 3어시스트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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