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키트 인기제품 들여다보니…“짜도 너무 짜네요”
시중에서 많이 팔리는 ‘밀키트’ 제품 100개 중 절반 이상이 1인분당 나트륨 함량 하루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대형할인점에서 판매 중인 감바스 알 아히요(스페인 새우요리), 부대찌개, 불고기 전골, 짬뽕 등 4종의 100개 제품 나트륨 함량을 검사한 결과, 51개 제품이 1인분당 나트륨 함량 하루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27일 밝혔다. 나트륨은 혈압 상승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밀키트는 손질된 요리재료와 필요한 양념, 조리법으로 구성돼 소비자가 직접 조리해 먹는 제품이다.
이들 제품의 1인분당 평균 나트륨 함량은 부대찌개 2762㎎, 짬뽕류 2610㎎, 불고기 전골 1560㎎, 감바스 알 아히요 1066㎎이었다. 성인 기준 하루 나트륨 적정 섭취 기준은 2000㎎인데, 1일 나트륨 섭취 기준치의 53~138%에 달하는 수치다. 부대찌개와 짬뽕류는 1인분만 먹어도 하루 기준치를 초과하는 셈이다.
1인분당 나트륨 함량이 하루 기준치를 넘은 51개 제품 중 부대찌개는 31개, 불고기 전골 6개, 짬뽕류 14개였다. 다만 감바스 알 아히요는 모두 기준치 이하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밀키트 섭취 시 나트륨 저감을 위해 양념 양을 조절하거나 채소를 추가해 조리하고 국물은 되도록 적게 먹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밀키트에 영양 정보가 표시되지 않는다는 점을 문제로 보고 조사를 시작했다. 밀키트 제품은 식품 유형 상 ‘간편 조리 세트’로 분류된다. 도시락·김밥·샌드위치 등의 ‘즉석 섭취 식품’이나 즉석밥·컵라면 등 ‘즉석 조리 식품’과는 달리 영양 정보 의무표시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번 조사 결과 100개 밀키트 중 포장지 등에 영양 정보를 표시한 것은 21개에 불과했다.
서울시는 각 제조사에 영양표시를 독려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근본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밀키트의 경우 농·축·수산물과 양념 등 제품을 구성하는 재료가 자주 바뀌고 같은 재료라 하더라도 계절이나 재배 장소에 따라서 성분이 달라지기도 해서 이를 규격화해 표시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 내년도 연구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강은 기자 e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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