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의 길거리에 이민자 100여명을 내버린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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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폭설을 동반한 '폭풍 사이클론'이 미국 전역을 덮치면서 역대급 한파로 인명피해가 잇따르던 지난 24일 크리스마스이브.
미국 수도 워싱턴DC 역시 영하 8도의 한파가 몰아친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관저인 해군천문대 앞에 버스 3대가 멈춰 섰다.
버스에서는 중남미 불법 이민자 110∼130명이 차례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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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몰아친 크리스마스 전날
부통령 관저 앞에 130명 이송
바이든 친이민정책 항의 표시
텍사스 주지사 4월부터 반복
트럼프 대항마 노린 대선주자
‘북송 프로젝트’로 논란 띄우기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혹한·폭설을 동반한 ‘폭풍 사이클론’이 미국 전역을 덮치면서 역대급 한파로 인명피해가 잇따르던 지난 24일 크리스마스이브. 미국 수도 워싱턴DC 역시 영하 8도의 한파가 몰아친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관저인 해군천문대 앞에 버스 3대가 멈춰 섰다. 버스에서는 중남미 불법 이민자 110∼130명이 차례로 내렸다. 외투도 없이 티셔츠에 얇은 담요만 뒤집어쓴 이들이 많았고 반바지 차림도 있었다. 살을 에는 추위에 떨던 이민자들은 지원단체 안내로 인근 교회에 마련된 임시 처소로 옮겨진 이후에야 겨우 몸을 녹일 수 있었다.
이날 불법 이민자를 태운 버스는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조 바이든 행정부가 남부 국경에서 벌어지는 중남미인들의 불법 입국 시도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다며 보낸 것이었다. 당초 버스는 뉴욕으로 향했으나 눈 폭풍이 뉴욕주를 휩쓸면서 워싱턴DC로 급히 행선지를 바꿨다. 애벗 주지사는 지난 4월부터 친이민정책에 대한 항의 표시로 워싱턴DC를 비롯해 뉴욕·시카고 등 민주당 소속 자치단체장이 있는 대도시로 불법 이민자 ‘북송’ 프로젝트를 반복하고 있다. 공화당 유력 차기 대선후보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9월 불법 이민자 50여 명을 비행기 2대에 태워 조 바이든 대통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이 휴가를 즐겨 보내는 매사추세츠주 마서스비니어드로 보내기도 했다.
백악관과 민주당은 혹한 속에 이민자들을 길거리에 내버렸다며 맹비난에 나섰다. 압둘라 하산 백악관 부대변인은 26일 “애벗 주지사는 영하의 날씨였던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이들을 길가에 버렸다”며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위험하고, 잔인하고, 수치스러운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리치 토레스(뉴욕) 하원의원도 SNS에 “영하 8도 날씨에 이민자를 내려놓는 것은 잔인한 범죄”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애벗 주지사 측 레나 에제 대변인은 “(이민자들이) 탑승할 때 목적지에 대해 자발적으로 동의하고 워싱턴DC로 가는 것을 선택했다”며 “백악관은 위선자들로 가득 차 있다”고 반박했다.
불법이민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코로나19 방지를 명분 삼아 국경에서 불법 이민자를 즉시 추방토록 한 ‘42호 정책’(Title 42) 폐지가 임박하면서 더 확산하고 있다. 연방대법원이 결정을 일시 보류하고 심의에 착수하면서 일단 정책 효력이 유지되고 있지만 중남미 불법 이민자들이 멕시코에 접한 남부 국경으로 대거 몰리면서 11월 적발된 불법 입국자는 역대 최대인 23만3740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한 차례도 남부 국경을 찾지 않았고, 중남미 이민자 문제를 책임진 해리스 부통령 역시 대책 마련에 미온적이다. 이에 따라 2024 대선을 앞두고 디샌티스 주지사 등 공화당 후보들을 중심으로 보수층의 불법 이민에 대한 우려를 자극하기 위한 북송 시도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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