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월드컵 1·2위국 엇갈린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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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월드컵의 흥분과 감동이 여전하다.
특히, 연장 3 대 3까지 갔다가 승부차기에서 승부를 겨룬 아르헨티나와 프랑스 결승전은 말 그대로 역대급이었다.
월드컵 우승은 만성적 경제 위기로 신음하던 아르헨티나 국민에게 거대한 청량감을 선사했을 것이다.
11월 아르헨티나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92.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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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회경 전국부장
카타르월드컵의 흥분과 감동이 여전하다. 특히, 연장 3 대 3까지 갔다가 승부차기에서 승부를 겨룬 아르헨티나와 프랑스 결승전은 말 그대로 역대급이었다. 월드컵 우승은 만성적 경제 위기로 신음하던 아르헨티나 국민에게 거대한 청량감을 선사했을 것이다. 하지만 월드컵 우승의 환희를 걷어낸 현실은 여전히 깜깜하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국가들이 하나같이 고물가로 고생이지만 아르헨티나는 차원이 다르다. 11월 아르헨티나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92.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은행은 지난 9월 물가 상승에 대응, 기준금리를 무려 75%까지 올렸다. 빈곤층 비율도 43%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급락 중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지난 3월 국제통화기금(IMF)과 체결한 채무 협상안에 따라 각종 정부 보조금을 줄여가고 있으나 국민 저항은 거세다. 아르헨티나는 정치인들이 선심성 정책을 남발하면 공짜에 맛 들인 국민은 계속 포퓰리즘을 원하게 되고, 이는 결국 재정적자를 초래해 물가 상승과 경제 파탄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개념도를 보여주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결승에서 맞붙었던 프랑스는 이와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는 연금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연금 재정을 조달하려면 은퇴 연령을 늘려야 한다는 게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논리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이에 앞서 프랑스 정부는 2016년부터 4년 동안 노동개혁을 추진해 비교적 성공적으로 매듭지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법인세·부유세를 낮추고 노동개혁을 밀어붙여 친시장·친기업 정책을 펼쳤다.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2018년 유류세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가 노란조끼 시위에 밀려 이를 포기하기도 했다. 통상 노동개혁은 친시장·반노동 정책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노동계 동의를 받아내기 어렵다. 영국 노동개혁, 독일 하르츠 개혁 등과 마찬가지로 프랑스 마크롱 개혁 역시 사회적 합의의 산물이 아니라 국정 운영 최고 책임자가 경제 회생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강력한 리더십으로 밀어붙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월드컵 우승팀과 준우승팀의 현안은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과 가장 시급히 추구해야 할 바를 또렷이 나타낸다. 현재 우리 사정이 월드컵 우승팀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포퓰리즘 문제에 대해 마냥 마음 놓고 있어선 안 되는 상황이다. 지난 3분기 말 기준으로 민간 신용이 국내총생산(GDP)의 2.2배를 넘어섰고, 국가 빚도 갑자기 늘어나는 등 위기 징후는 속속 감지된다. 포퓰리즘 성향이 강한 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경계심이 허물어진 것은 더 큰 문제다. 이 와중에 우리는 준우승팀처럼 노동·연금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화물연대 파업에서 드러났듯이 법과 원칙을 앞세운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국민 반응은 나쁘지 않다. 무법천지 노조 행태에 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만으로도 신선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다만, 국민은 개혁 피로감으로 언제든 돌아설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윤 대통령의 특질이라고 하는 법과 원칙 중시 그리고 인내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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