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대통령 부정선거로 집권” 주장…전 수영선수에 궐석재판 12년형

박병수 2022. 12. 2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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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법원이 전 수영선수 알렉산드라 제라시메니야 등에게 반정부 활동 혐의 등으로 징역 12년 형을 선고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의 한 법원은 이날 제라시메니야와 그의 동료 알렉산데르 오페이킨에 대한 궐석 재판에서 "이들이 벨라루스의 국가안보에 해가 되는 행위를 하도록 (국제사회에) 공개적으로 촉구했다"며 "그런 행위에는 심각한 결과가 뒤따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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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라 제라시메니야가 2017년 7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여자 50m 배영에 출전한 뒤 동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벨라루스 법원이 전 수영선수 알렉산드라 제라시메니야 등에게 반정부 활동 혐의 등으로 징역 12년 형을 선고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의 한 법원은 이날 제라시메니야와 그의 동료 알렉산데르 오페이킨에 대한 궐석 재판에서 “이들이 벨라루스의 국가안보에 해가 되는 행위를 하도록 (국제사회에) 공개적으로 촉구했다”며 “그런 행위에는 심각한 결과가 뒤따른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들이 저지른 국가안보에 해가 되는 행위로 “벨라루스와 그 공화국의 개인과 법인에 대한 재제를 하도록” 촉구한 점 등을 꼽았다.

벨라루스는 알렉산데르 루카셴코 대통령을 비판하는 야당인사·언론·시민들을 강력히 탄압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지원했다는 등의 이유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다.

국가대표 수영선수로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제라시메니야는 2020년 8월 대선이 부정선거라며 항의 시위에 적극 나섰다가 탄압을 받고 국외로 몸을 피해 현재 리투아니아에 머물고 있다. 당시 선거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은 80%가 넘는 압도적 지지로 6선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으나, 부정선거를 했다는 전국적인 항의 시위와 맞닥뜨려야 했다. 당시 경찰은 시위 진압 과정에서 3500여명을 체포했다. 이날 함께 12년 형을 선고받은 오페이킨은 루카셴코 독재 치하에서 탄압 받거나 구속된 운동선수들을 지원하는 활동을 해온 ‘벨라루스 스포츠 연대재단’의 회장이다.

법원은 이날 판결문에서 “이들은 2020년 8월부터 2022년 5월20일까지 미디어와 인터넷을 통해 벨라루스의 영토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2020년 대선의 진행과정과 결과에 대해 일부러 잘못된 정보와 거짓을 퍼뜨렸다”고 밝혔다. 또 제라시메니야의 아파트와 차를 압류하고 그의 은행계좌에서 4만8700달러를 몰수하라고 명령했다.

이 판결에 대해 해외에 망명 중인 벨라루스의 야당 지도자인 스비아틀라나 치카노스카야는 트위터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루카셴코 체제는 그들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하자 재산을 압류했다”며 “이것이야 말로 그들이 해외에 망명한 인사들을 처벌하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1994년부터 30년 가까이 벨라루스를 ‘철권 통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지자이기도 하다. 벨라루스 인권단체 비아스나에 따르면, 벨라루스엔 정치범이 1439명에 이른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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