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日 금융완화 공동성명 개정은 “일본은행 총재 바뀐 다음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금융완화 추진의 근거가 된 정부와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의 공동 성명을 개정하는 문제에 대해 “현 단계에서 재검토에 관해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7일 기시다 총리가 전날 도쿄에서 열린 강연에 참석해 “우선은 일본은행 총재를 결정하고 나서 할 이야기”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디플레이션(물가 하락)과 그로 인한 장기 침체에 빠진 일본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지난 2012년 집권 후 ▲금융완화 ▲적극적 재정정책 ▲성장 전략 등 이른바 ‘3개의 화살’로 이뤄진 아베노믹스를 추진했으며,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금융완화로 이를 뒷받침해 왔다.

아베 전 총리가 두 번째로 집권한 직후인 지난 2013년 1월에는 정부와 일본은행이 물가 상승률 2％를 가능한 이른 시기에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고, 일본은행은 이를 근거로 금융완화와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올들어 40여년만에 젼세계적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급격히 기준 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도, 일본 통화당국만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자 엔화 가치가 역대급으로 하락하고 고물가가 지속되는 등 경제 환경이 악화했다.

따라서 기시다 총리의 발언은 취임 이후 아베노믹스의 출구를 모색하기 시작했음에도, 공동 성명의 공식 개정은 구로다 총재의 임기가 내년 4월 끝나고 새 일본은행 총재를 임명한 이후애야 본격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다만 구로다 총재 후임 인사에 대해서는 “4월의 단계에서 상황에 가장 적합한 분을 임명하겠다”고만 말했다.

공동성명을 개정하지는 않았지만 일본은행은 이미 지난 20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습적으로 장기 금리를 사실상 인상했다. 일본은행은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되, 변동 폭을 기존 ‘±0.25％ 정도’에서 ‘±0.5％ 정도’로 확대한 것이다.

다만 이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현재의 금융완화 수정이나 출구가 아니라 금융완화의 효과를 보급해 지속성을 높이기 위한 재검토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구로다 총재도 전날 강연에서 10년물 국채 금리 변동 폭 확대에 대해 “(대규모 금융완화로부터) 출구로 한 걸음을 뗀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금융완화 축소가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