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까지 휘젓고 다닌 北무인기…軍 `안보 구멍` 논란

권오석 2022. 12. 2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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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군용 무인기들이 우리 영공을 5시간이나 휘젓고 다닌 것도 모자라, 우리 군이 격추마저 실패하면서 안보 태세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2014년 북한 무인기가 청와대 상공에서 촬영까지 했던 사건이 발생한 뒤 군이 강력한 드론 대응 체계를 공언했음에도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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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무인기, 우리 영공 5시간 침범해 격추 시도했으나 실패
8년 전 무인기 도발 대비 태세 약속했으나 속수무책
"구멍 확인한 北…자폭 드론 보낸다면 일순간에 당해" 지적도
여야, 한목소리로 군 대비태세 질타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북한 군용 무인기들이 우리 영공을 5시간이나 휘젓고 다닌 것도 모자라, 우리 군이 격추마저 실패하면서 안보 태세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2014년 북한 무인기가 청와대 상공에서 촬영까지 했던 사건이 발생한 뒤 군이 강력한 드론 대응 체계를 공언했음에도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는 것이다.

지난 2017년 6월 21일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가 국방부 브리핑룸에 전시돼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6일 북한 무인기 5대가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해 대대적인 정찰비행을 벌였다고 발표했다. 이중 한 대는 경기도 파주 민가를 넘어 서울 북부 상공까지 비행한 후 북측으로 되돌아갔다. 무인기들의 크기는 2m급 이하 소형으로, 육안으로 식별될 정도 근접 비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군은 전투기와 공격헬기를 투입해 20㎜ 포로 100여발의 사격을 퍼붓는 등 격추를 시도했으나, 민가와 도심지 피해를 우려해 실제 조준 사격은 하지 않았다. 대신 유·무인 정찰자산을 동원해 북한 주요 군사시설을 정찰하는 등 상응 조치를 실시했다. 다만 대응 작전을 위해 공군 원주기지에서 이륙했던 KA-1 전술통제기가 당일 오전 11시 39분쯤 추락했다.

우리 군의 대응 작전으로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의 항공기 이·착륙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북한 무인기에 따른 민항기 운항 중단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무인기가 남측에서 발견된 건 2017년 6월 이후 5년 반만이다. 당시 발견된 무인기는 경북 성주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까지 공중 촬영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결국 이번에도 우리 군이 대비 태세에서 허점을 보인 게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진다. 앞서 우리 군은 2014년 경기 파주, 강원 삼척, 백령도 등에서 북한 무인기 잔해가 발견된 이후 북한의 무인기에 대비하겠다고 밝혔었다. 당시 무인기엔 청와대, 군사시설 등을 촬영한 항공사진이 담겨 있어 파장을 일으켰고, 군은 저고도 탐지 레이더를 비롯해 신형 대공포 개발 및 전파 교란 무기 등을 개발하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그 이후로 8년이 지난 지금, 무인기를 탐지한 것 외에는 이렇다 할 대응 조치에 실패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번을 계기로 우리의 대공 방어능력에 빈틈이 있음을 확인한 북한이 향후엔 폭발물을 장착해 내려보낸다면 인명 피해까지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 군의 안보 태세에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했다. 김태우 전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심리전을 통해 우리나라의 방어 태세를 확인해보려는 도발로 보인다. 구멍이 뚫렸다는 걸 북한이 확인했기 때문에, 나중에 자폭 드론이라도 만들어서 보내면 일순간에 당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이스라엘처럼 무인기 공격을 막아내는 `드론돔`(drome dome)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드론돔은 초소형 크기의 드론을 탐지해 격추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군을 질타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군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다. 국방은 한순간의 실수나 한치의 빈틈도 있어선 안 된다”면서 “8년 전 이런 침범이 있었음에도 왜 그때부터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는지 철저히 대비하고 검열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군 출신의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북한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날아다녔는데도 우리 군은 속수무책이었다.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우리 군의 작전이 연속해서 실패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권오석 (kwon032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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