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 국보 됐다… '이봉창 의사 선서문' 등은 보물로

조재현 기자 2022. 12. 2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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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미륵사 창건의 역사를 담고 있는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가 국가지정문화재 국보가 됐다.

사리장엄구는 사리를 불탑에 안치할 때 사용하는 용기나 함께 봉안되는 공양물 등을 가리킨다.

문화재청은 백제시대 공예품의 정수로 알려진 보물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를 국보로 지정했다고 2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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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국보 1건·보물 6건 지정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 중 금제 사리봉영기의 앞면 모습. (문화재청 제공)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익산 미륵사 창건의 역사를 담고 있는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가 국가지정문화재 국보가 됐다. 사리장엄구는 사리를 불탑에 안치할 때 사용하는 용기나 함께 봉안되는 공양물 등을 가리킨다.

문화재청은 백제시대 공예품의 정수로 알려진 보물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를 국보로 지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유물은 지난 2009년 서탑 심주석(탑의 중심을 이루는 기둥)의 사리공(사리를 넣으려고 마련한 구멍)에서 나온 것이다. 639년(무왕 40)에 탑을 세웠다는 기록 등이 새겨진 금제 사리봉영기와 금동사리외호 및 금제 사리내호, 각종 구슬과 공양품을 담았던 청동합 6점을 포함해 총 9점으로 구성돼 있다.

얇은 금판으로 만든 사리봉영기는 앞·뒷면에 각각 11줄 총 193자가 새겨져 있다. 내용은 '좌평(佐平) 사택적덕(沙宅積德)의 딸인 백제 왕후가 재물을 시주해 사찰을 창건하고, 기해년(639년)에 사리를 봉안해 왕실의 안녕을 기원한다는 것'이라 발견 당시 학계에 관심을 끌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그간 미륵사를 창건한 주체는 백제 무왕의 왕비이자 신라 진평왕의 딸인 선화공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은 "삼국유사를 통해 전해진 미륵사 창건 설화에서 구체적으로 나아가 조성 연대와 주체에 대한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밝혀 주목되는 유물"이라고 소개했다.

금동사리외호 및 금제 사리내호는 모두 몸체의 허리 부분을 돌려 여는 구조로, 동아시아 사리기 중에서 유사한 사례를 찾기 어려운 독창적인 구조다. 전체적으로 선의 흐름이 유려하고 양감과 문양의 생동감이 뛰어나다.

문화재청은 "이 사리장엄구는 봉안 당시 모습 그대로 발굴돼 고대 동아시아 사리장엄 연구에 있어 절대적 기준이 된다"며 "7세기 전반 백제 금속공예 기술사를 증명하는 한편 동아시아 사리공예품의 대외교류를 밝혀주는 자료로 역사·학술·예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이봉창 의사 선서문.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은 아울러 항일 독립운동단체인 한인애국단의 제1호 단원인 이봉창 의사(1900~1932)의 선서문을 보물로 지정했다.

이 의사의 선서문은 1932년 1월8일 일본 도쿄에서 히로히토(裕仁) 일왕을 향해 폭탄을 투척한 의거를 벌이기 직전인 1931년 12월13일 작성된 것이다. 일본에 대한 항쟁을 다짐한 국한문 혼용문으로, 김구가 결성한 독립단체 한인애국단에 제출됐다. 서명을 마친 이 의사는 안중근 의사의 동생이자 한인애국단 임원이었던 안공근의 집에서 양손에 수류탄을 들고 선서문을 가슴에 단 채 기념사진을 촬영했고, 이때 찍은 흑백사진이 전해지고 있다.

선서문에는 '나는 赤誠(적성·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참된 정성)으로써 祖國(조국)의 獨立(독립)과 自由(자유)를 回復(회복)하기 爲(위)하야 韓人愛國團(한인애국단)의 一員(일원)이 되야 敵國(적국)의 首魁(수괴)를 屠戮(도륙)하기로 盟誓(맹서)하나이다'라고 적혀 있다. 이 의사의 의거 행적과 한인애국단의 활동, 항일투쟁의 역사를 증명하는 귀중한 역사적 자료다.

11~12세기에 만들어진 불교 경전 '초조본 유가사지론 권66', '대방광불화엄경 권88'과 고승들의 전기나 일화를 시간순으로 엮은 책 '불조역대통재'도 보물로 지정됐다.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공개된 판본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농업 서적 '사시찬요', 경주손씨의 후손 손소(1433~1484)가 하사받은 '적개공신교서'도 보물이 됐다. 적개공신교서는 세조가 1467년 '이시애의 난'을 평정한 공신 45명에게 내린 것이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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