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흔들렸다"…'청담동 스쿨존 뺑소니' 운수회사 대표 구속기소

/사진=뉴스1

검찰이 이달 초 술에 취해 차를 몰다가 서울 강남구 소재 초등학교 인근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서 9세 아동을 들이받아 숨지게 한 30대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최우영)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어린이보호구역치사·위험운전치사) 혐의를 받는 A씨(39·남)를 27일 구속 기소했다. A씨는 사고 지역에서 다년 간 거주한 운수회사 대표다.

A씨는 지난 2일 오후 4시57분 서울 청담동 언북초등학교 후문 앞 어린이 보호구역 내 교차로에서 혈중알콜농도 0.128% 상태로 SUV 차량을 운전을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좌회전하면서 9세 남아를 들이받고 좌측 앞 뒷바퀴로 역과(바퀴로 사람·물체를 밟고 지나감)했지만 적절한 구호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를 입은 아동은 지나가던 목격자의 119 신고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같은 날 오후 6시14분쯤 사망했다.

검찰은 9일 경찰로부터 A씨를 구속 송치받은 뒤 면밀한 추가 조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최초 피해자를 발견한 목격자 4명을 추가로 조사했다. 검찰 측은 "직접 현장조사, 도로교통고안 사고 분석, 블랙박스·CCTV 분석, 통화내역 분석 등을 진행했다"고 했다.

이어 "CCTV 분석 결과 사고 지점은 학생들이 많이 다니면서도 도로 폭이 좁고 인도·안전펜스가 놓여 있지 않아 사고 위험이 높은 곳"이라며 "A씨는 수년 간 사고 지역 근처에 거주해 위험성을 알면서도 만취한 상태로 운전해 사고를 일으켰다"고 했다.

아울러 "사고 전후 상황을 재구성한 결과 충돌 직후 차량이 흔들렸고, A씨는 사이드미러 등을 통해 사고 사실을 인식할 수 있었다"며 "그럼에도 즉시 멈추지 않고 차를 몰아 피해자가 방치되게 했다"고 했다.

검찰은 A씨 죄에 상응하는 중형 선고를 위해 철저한 공소 유지를 하면서 피해자 지원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도주치사·어린이보호구역치사·위험운전치사 각 죄에 대해서는 최대 무기징역 선고가 가능하다. 검찰은 피해자 가족에 대해서는 조사 과정에서 면담을 진행한 뒤 심리 치료 등을 의뢰했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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