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실리콘 가격 급락에 날개 펴는 한화솔루션
유럽 내 재고 ·中 공급량 증가 영향
원가 부담 줄어 한화 수익성 상승
수요 전망 받쳐줘 OCI도 우려 덜해
태양광 발전 모듈의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이달 들어 급락하고 있다. 유럽 내 재고 증가에 증설을 마친 중국 업체의 물량 폭격이 겹친 영향이다. 원재료 비용이 낮아져 한화솔루션 내 태양광 사업 부문인 한화큐셀과 같은 셀·모듈 업체는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시장조사업체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폴리실리콘 현물의 주간 평균 거래가는 ㎏당 25.62달러로, 전주 대비 12.38% 떨어졌다. 같은 기간 웨이퍼(-5%), 셀(-6%), 모듈(-1%) 등 다른 태양광 밸류체인과 비교해도 하락폭이 크다. 지난 7~8월 38.32달러까지 올랐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이후 점차 낮아지기 시작했다. 지난달까지는 30달러대를 유지했지만 이달 들어 7일 32.99달러, 14일 29.24달러 등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태양광 밸류체인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것은 글로벌 태양광 시장의 ‘큰손’인 유럽 내 재고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천연가스 및 전력비가 급등하면서 유럽 태양광 수요가 급증해 1~10월 중국에서만 총 75GW(기가와트) 규모의 모듈을 수입했다”며 “이는 올해 총 40GW 설치 목표와 비교해도 상당한 규모”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듈 수입은 빠르게 증가했지만 노동력 부족 및 인버터 등 부자재 공급이 타이트해 실제 설치가 더디게 이뤄지며 유럽 내 모듈 재고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밸류체인 최전선에 있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수요 둔화에 공급 증가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중국 퉁웨이, 다포 등 주요 폴리실리콘 생산 업체들은 공장을 모두 가동 중이고 중국 GCL 등의 폴리실리콘 신규 설비도 완공돼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9월 폴리실리콘 공급을 확대해 가격을 안정시키고 태양광 발전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태양광 제품의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폴리실리콘 가격 안정은 셀, 모듈 업체들에 호재다. 원가 부담을 줄여 수익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폴리실리콘 가격이 치솟으면서 원가 급등에 따른 손해를 고스란히 봐왔다. 태양광 모듈 판가에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다. 이에 올해 1분기까지 6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가 지난 2분기에 간신히 소폭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3분기엔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460% 급등했다.
증권가는 한화솔루션이 올해 4분기는 물론 내년까지도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3293억달러로 전분기(3484억원) 대비 다소 하락하겠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291% 늘어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셀 모듈 사업 부문은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를 전후로 분기 실적이 정점을 지날 것으로 예상하지만, 폴리실리콘과 웨이퍼 급락에 따른 스프레드 개선으로 견고한 실적이 유지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폴리실리콘 생산 기업인 OCI에는 가격 급락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OCI는 세계 각국이 태양광 발전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일 예정인 만큼 늘어난 수요가 가격 하락분을 상당 부분 상쇄해줄 것으로 보고 있다. OCI 관계자는 “그간 폴리실리콘 가격이 높아 태양광 발전 증설이 지연되는 영향이 있었다”라며 “폴리실리콘 가격이 안정되면 중장기적으로 수급 균형이 맞춰져 태양광 밸류체인 전체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가 예측한 OCI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48% 늘어난 3218억원이며, 내년 연간 영업이익은 1조351억원으로 첫 1조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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