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주연작, 너무 무서웠다"…'치얼업' 한지현이 두 번 운 이유[SS인터뷰]

심언경 2022. 12. 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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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심언경기자] 평소 잘 울지 않는 편이라는 배우 한지현(26)의 눈물샘이 터졌다. ‘치얼업’의 엔딩 크레디트를 보면서 한 번, 그때를 회상하며 또 한 번, 도합 두 번이다. 작품을 향한 그의 진심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SBS 드라마 ‘치얼업’을 마무리한 한지현은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서울과 만나 “마지막 회를 보면서 울었다. 뭉클하고 감동적인데 아쉽고 그립더라. 시원할 줄 알았는데 아련한 느낌이 강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치얼업’은 찬란한 역사를 뒤로하고 망해가는 대학 응원단에 모인 청춘들의 뜨겁고 서늘한 캠퍼스 미스터리 로맨틱코미디다. 방영 내내 시청률 2~3%대에 그쳤으나, 젊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높은 화제성을 보이며 나름의 성과를 냈다.

특히 ‘치얼업’은 ‘펜트하우스’에서 주석경 역으로 주목받은 한지현의 첫 주연작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한지현은 “내 인생에 있어서 뜻깊은 작품이었다. 연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드라마였다. 좋은 감독님, 스태프분들, 배우들과 함께해서 재밌고 보람찼다”고 돌아봤다.

그는 극 중 연희대학교 응원단 신입 단원 도해이를 연기했다. 도해이는 명랑하고 사랑스러운 성격에 억척스러울 정도로 강한 생활력을 자랑하는 인물이다. 함께 호흡한 배우들은 한지현과 캐릭터의 싱크로율이 100% 이상이라고 입을 모은 바 있다.

“성격은 내가 봐도 99.9% 닮았다. 가족사 빼고는 정말 닮았다. 내가 해이가 된 건지, 해이가 나처럼 된 건지 모르겠다. 하하. 대학교 때는 텐션이 더 좋았다. 뛰어다니다가 혼자 넘어진 적도 많았다. 해이를 연기하면서 그때의 추억이 많이 떠올랐다. 동기나 선후배들이 ‘너 스무 살 때 보는 것 같다’고 연락왔다.”

도해이는 박정우(배인혁 분)와 진선호(김현진 분), 각기 다른 매력의 두 남자에게 사랑받았다. 이에 시청자들은 ‘정우파’, ‘선호파’로 나뉘어 도해이의 로맨스를 응원했다. 한지현은 이들 중 한 사람을 고르기는 힘들다며 혀를 내둘렀다.

“처음 대본을 볼 때는 정우였다. 그런데 연기하면서는 선호가 신경 쓰이더라. 음악감독님도 선호가 음악을 다 가져간다고 하셨다. 중요한 로맨스 신도 많았는데 시청자들이 선호를 좋아해 주신 데 한몫한 것 같다. 나는 누구를 결정할지 잘 모르겠다.”
작품에서는 세 사람의 관계가 풋풋하고 설레는 러브라인으로 그려졌지만, 현실에서는 그저 절친한 또래 친구들이었다고 한다. “노천극장에서 삼각관계를 보여주는 신을 찍는데 우리가 친해지다 보니까 그 상황이 웃기더라. 풀샷을 찍는데 셋 다 어깨를 들썩거렸다. 너무 재밌었다.”

더 나아가 한지현은 키스신을 촬영할 때조차 춥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선호와의 바닷가 신은 가을 넘어갈 때쯤 찍었는데 바닷바람이 너무 차갑더라. 정우와의 신은 리허설만 3시간 했다. ‘어떻게 하면 로맨틱한 분위기가 만들어질까’에 대해 감독님과 많이 논의했다. 정우랑 키스할 때 무지개가 뜨는데 진짜였다. 운명적인 타이밍이었다”고 비화를 전했다.

이렇듯 떠올리기만 해도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현장이었으나, 주연으로서 극을 끌어가야 했던 만큼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었을 터다. “너무 무서웠다”고 운을 뗀 한지현은 “내가 연기를 못하면 커버해 줄 사람이 없지 않나. 내가 잘해야 드라마가 잘된다고 생각했다. 모든 장면을 최선을 다해 찍었다. 그래서 더 연기적인 발전이 있었다. 배운 게 많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끝까지 지켜봐 준 시청자들에게 거듭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내가 열심히 참여한 작품을 봐주신 것 자체가 너무 감사했다. 결방이 없었으면 좋았겠지만 아쉽진 않았다. 포털사이트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반응 중에 ‘언니를 보면서 힘이 났다’는 말을 봤는데 정말 고마웠다.”

한지현은 1년 가까이 함께한 도해이에게 진심 어린 작별 인사를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해이야. 넌 대견하고 멋있어. 항상 좋은 일들만 있진 않겠지만, 너는 뭐든지 해낼 수 있을 거야. 앞으로도 행복하게 네가 꿈꾸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

notglasses@sportsseoul.com
사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샛별당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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