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 내년 우크라戰 전망 "미·러, 2024년 대선…갈등 고조·이견 평행"

정윤영 기자 2022. 12. 2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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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완화 원해도 평화 협상 못할 것"
"서방, 경제 상황·여론 변화로 우크라 지원 약화 가능성"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갈등은 내년 더욱 고조될 것이며, 전장에서 중대한 변화가 없을시 평화 협상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중국 관영매체가 전망했다.

27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협상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양측은 서로의 진정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비난하고,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에 대해 러시아가 보복 대응하겠다고 나선점을 들어 내년 러-우간 군사적 갈등은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5일 국영 방송인 로시야1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전쟁과 관련해 협상할 준비가 돼있지만 우크라이나가 이를 거부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측의 일관된 입장이기도하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은 이달 5일부터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시행했는데, 주요7개국(G7)과 호주 등이 동참 중이다. 배럴당 원유 가격이 60달러(약 8만원)를 초과하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해선 보험과 운송 등 해상 서비스를 금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중국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교착이 지속되는 이유가 양측간 이견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양진 중국사회과학원 러시아연구소 연구원은 글로벌 타임스에 "어느 쪽도 상대측과 협상하기 위해 무언가를 포기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따라서 협상 가능성은 아직 멀었다"고 지적했다.

중국 군사전문가 송중핑은 "전장에서 무력으로 얻을 수 없다면, 협상 테이블에서도 얻을 수 없다. 이는 러-우 양측 모두에게 해당되는 사항이다. 양측은 각자 현상을 변경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는데, 이것이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에서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 AFP=뉴스1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2024년은 미국과 러시아가 대선을 치르는 해이기도 하다. 이에 양측은 다가오는 선거를 앞두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어떠한 양보도 섣불리 하지 못할 것이라고 중국 전문가들은 봤다.

추이헝 화둥사범대학 러시아연구센터 부연구원은 "2023년은 푸틴 행정부가 2024년 선거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러시아에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 만일 러시아가 (전쟁) 성과를 지키지 못하거나 미국 또는 우크라이나와 크게 타협할 경우 푸틴은 곤경에 처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러시아가 평화 회담 개최를 위한 전제 조건을 변경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간 러시아는 자국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협상 가능성에 열려있다면서도 우크라이나가 내건 철수 조건은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또 러시아 측은 "협상은 열려 있지만, 서방은 러시아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서방간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2024년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입장에서도 내년 우크라이나에서 '발을 빼는 것'이 어려울 전망이라고 추이 연구원은 봤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미국 입장에서도 협상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미국에서 2024년 대선이 치러지는데, 우크라이나 문제는 '정치적 올바름' 때문에 공화당이 함부로 문제 제기를 하지 못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나온다면, 우크라이나를 재선 카드로 사용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 기간 미국 의회 연설만봐도 그렇다. 현재로서 미국 의원들은 '정치적 옳음'(political correctness)이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며 "러시아와 대화를 통해 긴장을 완화하고싶어도 그렇지 못하는 것이 현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글로벌타임스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언제까지 우크라이나에 막대한 재정·군사적 지원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라면서 2023년에는 경제 상황과 여론 변화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을 비롯한 무기를 추가로 지원한 것 등을 미뤄 미국-러시아간 직접적 갈등 격화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매체는 짚었다.

대만 동부 기란에서 열린 한광22 훈련 중 이동식 발사대에서 미국산 패트리엇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국은 러시아의 공습에 대응하기 위한 첨단 패트리엇 방공 체계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2006.07.20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이와 관련해 추이 교수는 "러시아와 미국이 직접적으로 대치할 필요성은 없다"며 "대규모 미국인 사상자 없이 '대리전'(proxy war)으로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이라고 지적했다.

송중핑은 "미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가능성은 오로지 하나"라며 "러시아의 시설과 고위 관리들을 겨냥하는 것이 내부 불안을 부추겨 푸틴을 축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면, 미국은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위험한 행동을 취할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그러나 "이는 세계 양대 군사대국 간의 전면적 충돌을 야기할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 뉴욕타임스(NYT)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 차로 접어들면서 교착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지난 22일 전망했다.

NYT는 러시아가 방어적인 태세를 강화하고, 공격 효율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우크라이나가 향후 몇 개월간 영토를 추가로 탈환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26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에서 정전의 어둠 속에 주민이 주차장서 차량을 타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기자
26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돌리나에서 러시아 군의 공격을 받아 수도원의 벽이 총탄에 벌집이 된 모습이 보인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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