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정시에 내신반영…"상위권, 연·고대 분산될 수도"
기사내용 요약
정시에 지균 신설, 일반전형도 10년만 내신반영
지균 40%, 일반 20%가 내신등 학업충실도 평가
"수능 최상위권, 동점자 많아 1점 차이도 영향"
"특목·자사고 상위권 학생, 연고대 분산될 수도"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이틀 뒤 2023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이 시작되는 가운데 올해 정시전형에 교과성적(내신) 반영을 도입한 서울대의 지원 양상이 주목된다.
27일 서울대 입학처에 따르면, 이 학교는 오는 29일 오전 10시부터 31일 오후 6시까지 2023학년도 정시모집 원서를 가군에서 접수한다. 총 1312명으로 지난해(1002명)보다 310명 늘었으며 수시·정시 모집정원(3282명)의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올해 서울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인 정시에도 고등학교 내신성적을 반영해 평가한다.
우선 학교당 최대 2명만 학교장 추천을 받아 지원할 수 있는 지역균형전형(지균)이 올해 신설됐다. '수능 60%, 내신 40%'로 평가하며 의대와 치대만 적성·인성면접을 실시한다.
서울대는 지균 신설 이유에 대해 "최근 몇 년간 일반전형에서 지역 편중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서울대 신입생의 지역 편중을 완화하고 전국의 인재를 고르게 선발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일반전형(1176명)에는 2013학년도 이후 10년 만에 내신이 반영된다. 1단계는 100% 수능 성적으로 2배수를 뽑지만 2단계는 총점 20%에 교과성적이 반영된다. 지난해 5월 일부 수험생은 이 같은 변화가 검정고시생을 비롯해 수능 위주로 공부해왔던 수험생들의 기회를 제한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하기도 했다. 헌법재판소는 올해 9월 이 청구를 기각했다.
서울대는 "학생의 학업적 노력을 인정하고자 학생이 학교 교육과정을 통해 충실히 공부한 내용을 대입에 반영하는 것"이라고 내신 반영 취지를 밝혔다.
입시업계에선 이 같은 일반전형 변화가 내신 등급 획득에 불리한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외고) 학생들의 지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능 최상위권인 서울대 정시 지원자 중 1단계에서 2배수를 걸러도 수능성적 분포가 상당히 촘촘하기 때문에 단 1점의 내신 점수 차이도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얼마나 많은 특목·자사고 학생들이 심리적으로 서울대 지원을 꺼려 연고대로 분산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실질적 반영 점수는 크지 않으나 1단계 합격자의 수능 최저점이 낮은 경우 수능 영향력이 줄고 교과평가 영향력이 커지게 돼 교과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은 경우 합격 가능성은 떨어질 수 있다"며 "특목·자사고 학생들이 지원을 꺼릴 수 있다"고 말했다.
나군인 고려대와 연세대는 수능 100%로 정시전형을 운영한다. 이들은 서울대만큼의 변화는 없지만 눈 여겨 볼 특이점들은 있다.
올해 정시에서 1496명을 뽑는 고려대는 오는 30일 오전 10시부터 내년 1월2일 오후 5시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정시 선발 규모는 지난해보다 25명 늘었는데, 채용조건형 계약학과 2개가 신설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2명을 뽑는 차세대통신학과는 삼성전자와, 20명을 뽑는 스마트모빌리티학부는 현대자동차와 협약을 맺었다.
또 자연계열인 컴퓨터학과는 지난해까지 수학 '확률과 통계' 및 사회탐구를 치른 인문계 학생의 지원을 허용했지만, 올해는 이들의 지원을 막아 주의가 필요하다.
연세대의 경우 서울·고려대에 비해 영어 등급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영어 1등급과 2등급 차이가 각각 0.5점, 3점인 서울대, 고려대와 달리 연세대는 등급별 점수를 비율로 총점에 반영한다. 인문계열의 경우 등급별 점수는 1등급 100점, 2등급 95점으로 5점 차이지만 총점의 16.7%를 영어에 할당하기 때문에 1·2등급간 격차가 8.5점으로 벌어지게 되는 구조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비슷한 성적이라 해도 영어 영역에서 2등급을 받았다면 연세대보다는 고려대에 지원하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연세대는 29일 오전 10시부터 31일 오후 5시까지 원서를 접수하며 총 1516명을 정시에서 선발할 계획이다. 서울대(1312명), 고려대(1496명) 등 이른바 'SKY'에서 총 4324명을 정시로 모집하는 셈이다. 세 대학을 합쳐 지난해보다 342명 늘었다.
이 규모는 이날 마감되는 수시 미등록 충원 결과에 따라 더 늘 수도 있다.
학생들이 수시에서 중복합격해 미등록하는 경우 등으로 모집정원을 다 채우지 못하면 그 미달된 만큼을 정시로 옮겨 뽑게 되는데, 이 '수시 이월인원'을 포함한 최종 정시모집 규모가 오는 28일 확정되기 때문이다.
진학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연·고에서만 총 416명의 정원이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됐다.
우 소장은 "일반적으로 수시이월은 중위권보다는 최상위권 대학에서, 인문계열보다는 자연계열에서 많이 발생한다"며 "이월인원이 많은 상위권 대학에서는 합격선이 크게 바뀌는 모집단위도 생기므로 반드시 수시 이월인원을 확인하고 전략을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nockro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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