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조이는 저축은행…빈손 되는 저신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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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저축은행들이 자산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 문을 잇달아 걸어 잠그고 있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계대출 증가 한도를 채웠고,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금리가 올라 역마진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저축은행권이 올해 금융당국에서 받은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가이드라인은 사별 10.8∼14.8%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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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신규 대출신청 막으며 속도조절, 증가율과 건전성 관리
갈 곳 없는 차주들…연말연시 필요한 돈 빌리기 어려워져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최근 저축은행들이 자산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 문을 잇달아 걸어 잠그고 있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계대출 증가 한도를 채웠고,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금리가 올라 역마진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연말연시 자금이 필요한 저신용 저소득층은 돈을 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형국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2금융권은 외부채널을 통한 대출 신청을 받지 않고 있다. 대출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스에 입점한 금융사 52곳 중 22곳이 연말까지 시스템 점검에 들어가 대출 금리·한도 조회 결과를 제공하지 않는다.
SBI저축은행은 신용대출, 웰컴저축은행은 중금리대출, 신한저축은행은 햇살론 신청을 중단했다. 이들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2금융권 대출은 토스 같은 비교 플랫폼에서 취급하지 않으면 공급량이 크게 줄게 된다. 대부분 자사 홈페이지나 모바일앱을 통한 신청만 받고 심사를 까다롭게 하는 방식으로 대출을 대폭 줄이고 있다.
저축은행권이 올해 금융당국에서 받은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가이드라인은 사별 10.8∼14.8% 수준이다. 중저신용자가 몰려 한도를 채운 회사들은 연말까지 신규 영업을 중단하고 대출 속도 조절을 통한 건전성 관리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지속되는 기준금리 상승으로 조달금리가 급등한 점도 대출 문을 닫는 원인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햇살론 조달금리는 지난달 3.77%에서 이달 5.22%로 상승했다. 저축은행이 취급하는 햇살론 금리 상단은 10.5%로 제한돼 있다. 업계는 이처럼 조달금리가 오르면서 역마진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2금융권 대출 공급이 막히면서 서민층 사이에서는 연말연시 필요한 자금을 제때 구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저축은행의 부동산자산 리스크와 수신금리 경쟁이 겹쳐 내년에도 이중고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신용평가 분석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은 법정최고금리(20%), 중금리 상한(16.3%) 등으로 대출금리 상승폭이 크지 않아 수요가 많다. 반면 축소된 마진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 영향으로 공급 유인은 낮아지고 있다.
다중채무자 비중 약 76%, 신용평점하위 20% 이하 저신용자 비중 약 50% 등을 감안한 전반적인 차주 신용도는 열위한 수준이다. 이에 지난해 말 2.1%에서 올해 상반기 3.1%로 올라간 가계대출 연체율은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와 금리 상승, 자산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가계채무부담이 확대되고 있어 저소득 다중채무자 중심으로 부실이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의 경우 예금금리 인상폭만큼 대출금리에 반영하기 어려워 수신금리 인상 여력이 상대적으로 낮다.
곽수연 한신평 연구원은 "물가 상승과 급격한 금리 인상, 시중 유동성 감소 등의 영향으로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대출의 경우 부동산 금융의 양적 위험과 질적 위험이 모두 높아 부실 증가가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가계대출의 경우 차주의 낮은 신용도, 높은 다중채무자 비중 등을 감안 시 건전성 하락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om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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