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전투기·헬기 20대 출동했지만… 北 무인기 대응 '사실상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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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인기들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서울과 경기도 일대 상공에 출현한 26일 우리 군은 전투기·헬기 등 20여대의 공중자산을 투입해 대응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군은 이번 작전 수행과정에서 '북한 무인기가 주택가 등 도심 상공을 날아 격추가 여의치 않았다'고 설명했으나, 육군과 공군 전력이 다수 투입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기동성이 떨어지는 북한 무인기 5대를 1대도 잡지 못했단 건 관련 대응체계에 '허점'이 있음을 방증해준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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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 무인기들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서울과 경기도 일대 상공에 출현한 26일 우리 군은 전투기·헬기 등 20여대의 공중자산을 투입해 대응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우리 군은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5대 가운데 1대도 잡지 못해 '작전 실패'란 비판도 제기된다.
27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 군은 전날 오전 10시25분쯤 경기도 김포 전방 MDL 북쪽 상공에서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이상항적 1개를 최초 발견한 직후부터 그 대응 작전에 나섰다.
이 북한 무인기는 한강 하구 중립수역 상공을 거쳐 김포 애기봉과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 사이를 지나 은평구 등 서울 북부 상공까지 진입, 우리 영공을 3시간가량 날다가 다시 MDL을 넘어 북한으로 돌아갔다. 또 같은 날 오후엔 다른 북한 무인기 4대가 MDL을 넘어와 인천 강화 일대 상공에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 군은 총 5시간이 넘는 북한 무인기 대응 작전에 F-15·KF-16 전투기와 KA-1 경공격기 등 공군 전력, 그리고 AH-64 '아파치', AH-1 '코브라' 등 육군 공격헬기를 포함해 20여대의 군용기를 긴급 투입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강화 교동도 인근 해안 상공을 날던 북한 무인기 1대를 향해 우리 군 헬기가 20㎜ 기관포를 100여발 발사했지만 격추에 이르진 못했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당시 헬기에선 조종사가 북한 무인기를 육안으로 식별해 조준 사격한 게 아니라 레이더에 탐지된 무인기 방향으로 쐈다고 한다.
우리 군은 이번 작전 수행과정에서 '북한 무인기가 주택가 등 도심 상공을 날아 격추가 여의치 않았다'고 설명했으나, 육군과 공군 전력이 다수 투입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기동성이 떨어지는 북한 무인기 5대를 1대도 잡지 못했단 건 관련 대응체계에 '허점'이 있음을 방증해준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게다가 이번 작전 과정에선 강원 원주기지에서 출격한 공군 KA-1 경공격기 1대가 이륙 직후 인근 논밭에 추락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이와 관련 군 안팎에선 "북한 무인기 식별 후 초동 조치의 적절성부터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무인기의 MDL 침범 직후 전방부대가 최단시간 내 조준사격을 했다면 민간 피해 없이 영공 침범을 최소화했을 수 있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북한의 이번 무인기 도발은 김승겸 합동참모의장이 지난 16일 경기도 북부에 위치한 육군 제3보병사단 방공진지를 찾아 무인기 방공태세를 강조한 지 불과 열흘 만에 발생했다.
당시 김 의장은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보듯, 현대전에서 드론·무인기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북한의 무인기 위협도 고도화되고 있다"며 "적 무인기 위협을 철저히 분석해 대비하고, 적 무인기 도발시 작전수행절차에 따라 철저한 대비태세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우리 군은 북한 무인기를 놓친 뒤 MDL 인근 및 이북 지역으로 유·무인 정찰기를 투입해 북한군 주요 군사시설을 촬영하는 등의 '상응조치'를 취했다. 우리 군이 정찰기를 북한 지역 상공으로 보낸 사실을 공식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 군의 군단급 무인 정찰기 '송골매' 2대는 MDL 넘어 북한 지역을 정찰하고 돌아왔고, 유인정찰기 '백두' '금강'도 MDL 근처까지 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한이 MDL을 넘어 상대편으로 정찰기를 날리는 건 한국전쟁(6·25전쟁) 정전협정은 물론 2018년 '9·19군사합의' 위반 행위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9·19합의 무력화를 시도하는 북한의 의도대로 우리 군이 움직인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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