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살해 후 옷장에 유기한 30대, 내일 영장실질심사

피의자, 피해자 휴대전화로 가족에게 '바빠, 밧데리 없어' 등 카톡
피해자 신용카드로 여친에게 명품가방 선물하고 대출 등 수천만원 가로채
피의자 집 명의는 전 여자친구…경찰, 연락 취하는 중

택시 기사를 살해한 뒤 시신을 자신의 집 옷장에 숨긴 혐의로 검거된 30대 남성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가 오는 28일 열린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이날 살인 및 사체은닉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A(32)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A씨는 지난 20일 오후 11시쯤 고양시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 중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낸 뒤 택시 기사인 60대 남성 B씨에게 합의금을 준다며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가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B씨에게 경찰을 부르지 않는다면 합의금과 수리비 등을 충분히 주겠다"라며 "지금은 돈이 없으니 집에 가서 돈을 찾아 지급하겠다고 했다"라고 진술했다.

A씨는 파주시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로 B씨를 데려갔다가 합의금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홧김에 둔기로 살해한 후 옷장에 시신을 숨겼다고 주장했다.

그의 범행은 피해자의 가족이 실종 신고를 한 뒤 한 제보자의 신고로 약 5일 만에 드러났다.

A씨는 B씨의 가족에게 '바빠, '밧데리 없어' 등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송한 것으로 밝혀졌다.

평소와 다른 어투의 답장을 이상하게 여긴 B씨의 가족은 지난 25일 오전 3시 30분쯤 "아버지가 며칠째 집에 들어 오지 않는다"라며 "30분 전에 카톡을 했는데 다른 사람인 것 같다"라고 실종 신고를 했다.

그런데 이날 오전 11시 22분쯤 "파주시 A씨의 아파트 옷장 안에 죽은 사람이 있다"라는 한 제보자의 112신고가 접수됐다.

신원 파악에 나선 경찰은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람이 실종 신고된 택시 기사 B씨인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은 고양시의 한 종합병원에서 친구들과 싸우다가 손을 다쳐 치료 중이던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1km가량 떨어진 공터에 B씨의 택시를 버리고 블랙박스 기록을 삭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발견된 택시의 외관에는 접촉 사고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그는 범행 후 B씨 명의의 신용카드로 여자친구에게 명품 가방을 선물하고 대출까지 받는 등 수천만원을 가로챈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추궁하는 한편, A씨의 집이 몇 달 전에 헤어진 전 여자친구 명의로 된 사실을 파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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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고무성 기자 km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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