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머리카락·안 입는 옷⋯누구나 언제든 할 수 있는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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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요즈음 기부는 부자가 아니더라도, 가진 것이 많지 않더라도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됐다.
혹은 클릭 한번만으로 기부를 할 수 있다.
네이버의 온라인 기부 서비스인 '해피빈'은 콩 1개당 100원의 가치를 지니는데, 네이버 이용자들은 이 콩을 이용해 다양한 단체들에 기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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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엔 기부는 흔히 ‘잘 사는 사람들’이 기꺼이 자신의 것을 내어주는 것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요즈음 기부는 부자가 아니더라도, 가진 것이 많지 않더라도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됐다. 일상생활 속으로 성큼 다가온 기부의 다양한 모습을 살펴본다.
걷는 것만으로도 기부가 되는 세상이다. 경상북도는 경북자원봉사센터가 개발한 전국 지자체 최초의 걸음 기부 플랫폼인 ‘뚜벅이’ 앱으로 걸음 기부 캠페인을 진행했다. 개인당 최대 1만 걸음까지 누적되며 참가자들의 걸음 수를 합해서 총 10억 걸음이 모이면 산불 피해 지역에 3만그루의 나무가 심어진다.
혹은 클릭 한번만으로 기부를 할 수 있다. 네이버의 온라인 기부 서비스인 ‘해피빈’은 콩 1개당 100원의 가치를 지니는데, 네이버 이용자들은 이 콩을 이용해 다양한 단체들에 기부할 수 있다. 블로그에 글을 쓰거나, 리뷰 댓글을 달거나 하는 등의 간단한 노력만으로 기부 금액이 쌓이는 것이다.
안 쓰는 물건도 쉽게 기부 대상이 될 수 있다. 임소현(33)씨는 “분리수거를 하고 뒤를 돌던 어느 날, 내가 버린 물건이 어디로 가는 건지 의문이 생긴 후 환경 오염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제로웨이스트 샵인 ‘알맹상점’에서 양말목이 늘어나거나 헤져서 신을 수 없는 양말을 의자로 만들어 내는 것을 보고 굉장한 뿌듯함과 감사함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재능을 기부하는 방법도 있다. 이때 재능이란 특출난 능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특정 분야에 대한 작은 관심만으로도 재능기부가 이뤄질 수 있다. 박용미(43)씨는 “3년전 지역 내 도서관에서 동화수업 봉사단이 있다는 소개를 받고 참여하게 됐다”며 “재능기부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경험들이 시야와 사고를 넓히는 데 많은 배움이 됐다”고 말했다.
신체 일부를 기부하기도 한다. 20세 미만 어린 암환자들을 위한 머리카락 나눔 활동 단체인 ‘어머나 운동본부’에 머리카락을 기부했다는 최은화(25)씨는 “예전부터 기부에 관심이 있었는데 최근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며 “생각보다 절차가 간단하고 평범한 사람도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취약계층을 위한 독서보조 제품을 만드는 사회적 기업인 알로하아이디어스는 아예 목소리 기부를 사업 아이템으로 내세우고 있다. 다양한 목소리로 책을 읽으면 그 음성이 독서보조 제품인 ‘담뿍이’에 고스란히 녹음돼 한부모가정·다문화가정·조손가정 등 책을 쉽게 접하고, 배울 수 없는 취약계층 아이들이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다. 김지영 알로하아이디어스 대표(51)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활동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심지어 죽고 난 후에도 기부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도 있다. 국경없는의사회에서는 유산 기부 프로그램을 운영해 기부자가 죽고 난 후 보험·연금·주식·부동산 등의 자산을 기부할 수 있게끔 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요즘은 개인 뿐 아니라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결성한 모임이 기부 주체가 되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팬클럽 회원 수는 100만을 훌쩍 넘는다. 멤버별로도 팬클럽이 있는데 최근 진의 팬클럽 ‘김석진 음원정보팀’인 ‘1204헤르츠(Hz)’은 진의 솔로앨범 3000장을 전북혈액원에 기부했다. 가수 임영웅의 팬클럽인 ‘영웅시대’도 최근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환자 가족을 돕기 위해 세브란스병원에 1000만원을 기부한 사실을 알렸다.
이를 반영하듯 ‘2021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국민 5명 가운데 1명은 기부를 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도 기부는 일상적 문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연말, 당신의 곁 누군가를 위해 기부를 해보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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