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인가 정의구현인가··· 피의자 자살에 박희순X김현주 숨겨진 과거 드러나 '트롤리'

[서울경제]

‘트롤리’ 박희순이 피의자의 자살로 고통스러워하는 가운데 김현주의 숨겨진 비밀이 베일을 벗기 시작했다.

27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트롤리’(극본 류보리/연출 김문교) 3회는 전국 가구 기준 시청률 3.8%를 기록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디지털 성폭력 가해자이자 명문대 의대생 ‘지승규’ 자살 사건의 거센 후폭풍을 직면한 김혜주(김현주)와 남중도(박희순)의 모습이 그려졌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던 남중도는 그의 비극적 죽음에 왠지 모를 죄책감이 들었고, 그런 남편을 안타깝게 지켜보던 김혜주는 함께 눈물 흘리며 그를 위로했다.

지승규 뉴스에 남중도 의원실은 발칵 뒤집혔다. 그가 연루된 디지털 성폭력 사건을 언급하며 가해자 처벌 강화를 주장했던 것이 남중도였기 때문이다. 남중도의 발언으로 부당하게 기각됐던 구속영장이 다시 발부되자 피의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고였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고 아무도 의도하지 않았지만, 이 일로 언론과 세간은 더욱 남중도를 주목했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한당의 라이벌 정당, 보국보민당 측에서는 약점 삼아 공격할 만한 이슈였다.

하지만 상황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렀다. 지승규의 죽음은 국회의원 남중도의 ‘정의 구현’이라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었다. 지승규의 동영상 유포 협박에 비극적 선택을 한 피해자 남궁솔의 할머니 조귀순(원미원)은 감격의 눈물까지 글썽였다. 그때 마침 기름집에 들러 뉴스를 접한 김혜주는 제 손을 붙잡고 감사 인사를 거듭하는 조귀순의 반응에 어쩔 줄 몰랐다. 남중도의 잘못이 아니니 조문할 이유도 없다는 현여진(서정연)의 조언에도 김혜주는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며 잠시 잊었던 과거의 기억을 상기했다.

지승규의 부모는 남중도 앞에 상복 차림으로 찾아와 달걀을 던졌다. “살인자! 우리 아들은 네가 죽인 거야”라는 통곡 소리가 울려 퍼졌지만, 남중도는 변명이나 반박은커녕 섣불리 사과도 하지 못한 채 침묵했다.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차에서 내린 남중도는 김혜주의 책 수선실로 향했다. 그는 아내를 보자마자 한순간 무너져 내리듯 “나 너무 힘들다. 나 때문에 사람이 죽었어”라며 자책과 고통의 눈물을 흘렸다.

김혜주는 그런 남편을 말없이 안았다. 이어 ‘이 사람을 사랑하게 된 이후로, 나는 세상을 향한 이 사람의 선한 마음을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다’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김혜주, 남중도의 젊은 시절 첫 만남이 그려졌다. 선한 마음마저 닮은 이들의 인연의 시작은 어찌 보면 평범했지만,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오랜 세월 쌓아온 견고한 사랑과 신뢰를 짐작게 했다.

한편, 이날 진승희(류현경)는 첫 등장부터 이목을 집중시켰다. 3년 만에 귀국한 진승희는 남편 최기영(기태영)과 함께 고향 영산으로 돌아갔다. 왜인지 이들 부부의 재회는 어색하기만 했고, 이유신(길해연)도 집으로 돌아온 딸에게 싸늘한 시선을 보여 궁금증을 자극했다. 여기에 김혜주가 지승규의 자살 뉴스에 보인 반응도 의문스러웠다. 김혜수의 기억 속에 어린 김혜주를 향해 “너 때문에 내 새끼가 죽었어”라고 울분을 터뜨리는 이유신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르며 심상치 않은 악연을 암시했다. 한 겹씩 베일을 벗는 김혜주의 비밀이 다음 이야기를 더욱 기다려지게 했다.

이지윤 인턴기자 leejy181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