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인기 용산 대통령실까지 촬영했나…軍 대공체계 우려
군은 이 무인기가 김포와 파주 사이 한강 중립수역으로 진입한 뒤 남동쪽으로 직행해 서울로 진입하고 서울 북부를 거쳐 빠져나갔다고 밝혔는데 정확한 범위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무인기가 서울 상공에서 계속 추적된 것이 아니라 레이더상 탐지와 소실이 반복돼 동선이 선형으로 드러나는 대신 점으로 표현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소실 구간에서 어떻게 이동했는지 명확하지 않은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소식통은 해당 기체가 은평 방향으로 진입한 것은 물론 서울 한강 이북에 해당하는 용산 근처를 비행하면서 대통령실 일대까지 촬영하고 돌아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F-15K 등 초음속 전투기는 저속 비행하는 무인기보다 속도가 과하게 빠른 탓에 프로펠러가 달린 경공격기와 헬기가 나섰고, 실제로 무인기 대응 과정에서 있었던 유일한 공중사격은 헬기에서 이뤄졌다. 공중 전력으로 무인기를 잡기는 어렵다지만, 튀르키예군은 2015년과 2019년 전투기를 동원해 무인기를 격추한 바 있다.
군은 최초 포착 이후 경고 방송과 경고 사격을 가한 점 등으로 매뉴얼이 어느 정도는 지켜졌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평소 훈련이나 대응 매뉴얼 등을 고려하면 지상 대공 방어부대들이 북한무인기 포착 시 사격을 시행했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지상 부대들이 육안으로 관측하지 못했거나 유효 사거리 내에서는 무인기가 레이더에 잡히지 않았을 가능성 등이 있다.
군은 현장 부대들에 이날 합참 전비태세검열실 인원을 파견해 작전 전반에 대한 조치 경과를 확인하면서 지상 대공포 운용 관련 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2014∼2017년 국내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는 모두 엔진 이상 등으로 추락한 것이지 군이 선제적으로 탐지·포착한 게 아니었다. 추락하지 않으면 몰랐다는 얘기다.
하지만 탐지한 무인기를 잡아낼 역량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이 이번에 확인됐다. 벌컨포를 대체할 30㎜ 차륜형 대공포는 작년 말부터 배치됐으나 이번 작전에서 언급조차 되지 않았고, 전파 교란 무기 ‘재머’는 최근 체계개발이 시작된 수준이다.
군은 무인기 격추에 실패하자 북한 상공으로 정찰기들을 날려 보내는 식으로 상응하는 조처를 했다. 군단급 무인 정찰기 ‘송골매’ 2대가 MDL을 넘어갔고, 유인정찰기 ‘백두’와 ‘금강’도 9·19 군사합의상 비행금지구역을 넘어 MDL 근처까지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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