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가져와도 모른다" 허술한 대마 관리

차지현 2022. 12. 2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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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대마밭에 들어갈 수 있는 데다 대마를 그냥 갖고 나와도 아무도 모른다. 일반 농가에서 이를 통제하기엔 어려움이 많다."

그러나 지자체 차원에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아 대마 재배지가 절도 등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자체 등 유관 기관과 협의를 통해 대마 재배지의 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CCTV 설치 의무화 등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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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 재배 관리 규정 둔 지자체 '0곳'
"보안 시설 설치 의무화 필요" 지적도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대마밭에 들어갈 수 있는 데다 대마를 그냥 갖고 나와도 아무도 모른다. 일반 농가에서 이를 통제하기엔 어려움이 많다."

경상북도 모처에서 대마를 재배하는 A씨의 말이다. 그는 "울타리나 CCTV를 설치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대마 재배 시설에 대한 관리나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고부가가치 의약품 원료로 대마의 역할이 떠오르면서 국내에서도 정부 규제 하에 합법적 대마 재배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의 관리·감독 규정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 등 재배 시설이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서 대마는 그동안 용도를 불문하고 마약류로 취급됐다. 현행 마약류 관리법은 대마의 수출입·제조·매매를 금지한다. 다만 농업인으로서 섬유나 종자를 채취할 목적으로 대마초를 재배하는 '대마 재배자'의 경우 지자체 허가를 받으면 대마 재배가 가능하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20년 8월부터 경상북도 안동, 경산 등 8개 지역을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 해당 지역에서 합법적 대마 재배를 허용하고 있다.

문제는 재배 시설에 대한 관리다. 대마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은 재배 허가권자인 지자체에 있다. 그러나 지자체 차원에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아 대마 재배지가 절도 등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각 지자체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울타리나 경고판, CCTV 등 대마 재배 관련 조례를 별도로 두고 있는 지자체는 한 곳도 없었다.

다만, 세종특별자치시, 경상북도, 경상남도 세 곳의 경우 별도의 조례는 없지만 대마 재배 시 울타리나 CCTV 설치를 권장 사항으로 뒀다. 안동시는 대마 재배자를 대상으로 시비와 자부담비 5:5의 비율로 울타리, CCTV, 경보기 등 보안 시설 설치비를 지원 중이다. 세종시는 대마 재배 허가 조건으로 CCTV, 동작감지센서, 2미터 이상의 울타리 설치 등을 내세웠다. 경상남도는 장비 설치를 권장 사항으로 했다.

전문가들은 대마 재배지의 울타리나 CCTV 설치를 권장 사항이 아닌, 법제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대마 재배업자 사이에선 재배 시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일반 농가에서 모든 재배지에 보안 시설을 설치할 여력은 없는데, 대마 절도 등의 범죄는 늘고 있어서다. 실제 최근 들어 대마 잎줄기가 훼손되거나 대마 잎을 훔쳐 가는 사례가 자주 보고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자체 등 유관 기관과 협의를 통해 대마 재배지의 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CCTV 설치 의무화 등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차지현 (chaji@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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