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北 무인기에 전투기? 망치로 파리잡다 허점만 노출"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22. 12. 2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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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기 잡는데 전투기? 망치로 파리 잡는 격
5년전 조악하다 비하, 대책 마련 공언해놓고…
민가피해 우려? 방해 전파로 추락 유도했어야
군정책 왔다갔다…공포 키워놓고 저성능 평가
사이버전 등 기존 형태 벗어난 회색전쟁 전망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

어제 오전 총 다섯 대의 북한 무인기가 군사분계선을 넘었습니다. 넉 대는 경기 북부 일대를 날았고요. 서울 북부까지 진입한 한 대는 유유히 북으로 돌아갔습니다. 나머지 넉 대 어디 갔는지 모릅니다. 항적 소실. 물론 2m 크기의 다섯 대가 북에서 날아왔는데 이거 발견 못 했으면 더 큰일인데 발견은 잘 했습니다. 다만 문제는 단 한 대도 격추시키지 못했고 오히려 격추하려고 떴던 우리 전투기만 추락했다는 사실이죠. 이런 생각이 드는 겁니다. 만약 이게 정찰 드론이 아니라 무장한 공격용 드론이었으면 어떻게 했나. 테러용 무기라도 탑재했으면 어떻게 했나 이런 걱정이 돼서요. 오늘 좀 자세히 알아보죠. 연세대 통일연구원 김종대 객원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종대 전 의원님.

◆ 김종대>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제가 알기로는 2014년에 한 번, 2017년에 또 한 번 북한 무인기를 발견했었는데 그때는 야산에 추락해 있는 것을 발견했고 이번에는 날아가는 걸 발견하고 그 차이인 거죠?

◆ 김종대> 네, 당시에는 연료 부족으로 기항하지 못하고 우리 쪽에 추락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주 조악한 수준이고 이게 중국에서 수입한 아주 구닥다리 무인기다 해서 비하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았고요.

◇ 김현정> 맞아요.

◆ 김종대> 또 2014년 경우에는 비록 추락하긴 했지만 우리 서울시내, 특히 청와대 전경까지 촬영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죠.

김포 상공에서 포착된 북한 무인항공기. KBS 화면 캡쳐.


◇ 김현정> 그랬었죠, 그랬었죠. 이번에는 날아가는 걸 발견한 건데 이게 정찰용 드론이든 공격용 드론이든 뭐든 간에 군사분계선 무단 침범했으면 즉각 격추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 김종대> 네, 사실 군의 대비 태세도 조기에 식별하고 차단하는 것으로 이미 당시부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여러 차례 군이 공언을 했거든요. 그런데 저는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이게 속도가 빠르지도 않습니다. 자동차 속도밖에 안 돼요.

◇ 김현정> 시속 100km.

◆ 김종대> 시속 100km라든지 거기에다가 육안으로도 식별이 되고 이랬는데 서울 상공을 휘젓고 다니고 우리 강화도, 김포 일대 민가 인근까지 다 그냥 자유롭게 비행하도록 이렇게 허용이 된 이유가 도대체가 뭐냐.

◇ 김현정> 도대체가 뭐냐. 저도 정말 궁금해요. 어떻게 다섯 대를 모조리 놓칠 수가 있는가 왜 그런 거라고 보세요?

◆ 김종대> 사실 그동안에는 방공전략, 그러니까 비호라고 우리 군이 부르는 무기 체계가 있는데요. 이게 기관총을 발사하는 겁니다. 그래서 대공포를 20미리 발칸포도 발사하고 또 비호 대공포도 발사하고 이렇게 대비를 하는 것으로 돼 있었는데 이번에는 민가와 도심 지역을 활보하니까 그게 소용이 없었다. 작전이 제한됐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 김현정>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이런 얘기를 나놨더라고요.

◆ 김종대> 네. 그런데 그것은 이미 우리 민가까지 왔다는 것은 민통선 이남으로 내려왔을 때 상황을 얘기하는 것이지 전방으로 내려오는 단계에서는 경고, 차단할 수 있는 어떤 작전이 안 됐다는 이야기고 또 민가를 다 정찰한 다음에 올라갈 때 추적해서 그때 북한 쪽으로 사격을 할 수도 있는 거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김종대> 이런 부분은 왜 안 됐는가. 그다음에 항상 무언가 이렇게 기관총을 발사해서 무인 드론을 요격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 이번에 우크라이나 전쟁 때의 양상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여러 가지 어떤 방해 전파를 발사해서 통제력을 잃고 스스로 추락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거든요.

◇ 김현정> 우리는 그런 기술이 없는 거죠? 지금 재밍기술이라는 게.

◆ 김종대> 아니, 이게 8년 전부터 육공 교육사령부에서 긴급 대책을 세운다고 당시에 얼마나 난리가 났습니까?

◇ 김현정> 난리났었죠. 사드 기지 촬영하고 돌아갈 때.

◆ 김종대> 사드 기지 촬영한다는 뭐 그 이후에 일어난 것이고 2015년 경에는 북한 드론이 아파트 사이를 휘젓고 다니면서 우리 사생활도 보고 얼마나 필요 이상으로 과대 공포가 있었고 그래서 군에서는 이걸 갖다가 긴급 대책을 한다고 각 교육사라든가 방공포 사령부 등에서 온갖 대응계획을 다 수립했거든요. 그래서 단순히 어떤 대공포로 조기에 요격한다는 개념도 있지만 이 드론은 원격 조종을 하기 때문에 어떤 통신 교란을 한다든지 전파 방해를 한다든지 이렇게 해서 자기의 위치를 인식하지 못하도록 하고 혼란에 빠뜨리면 추락해 버리거든요. 이런 방식이라든가.

◇ 김현정> 그런데 왜 그거 개발을 못 한 거예요, 안 한 거예요. 뭐예요?

◆ 김종대> 제가 보기에는 어떤 제한적인 대비 태세만 하고 당시에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이 드론을 가지고 시뮬레이션을 해 봅니다. 우리 군이 막 대비태세를 한참 진행하던 중에 북한 드론이 이게 성능이 낮아서 무기로서의 어떤 기능이 거의 없다 이러면서 또 .

◇ 김현정> 뒤로 밀렸군요, 말하자면.

◆ 김종대> 그렇게 또 과대평가 해서 공포를 조장해 놓고 2년 만에는 또 알고 보니까 그정도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 김현정> 별거 아니다.

지난 2017년 6월 21일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가 국방부 브리핑룸에 전시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 김종대> 이렇게 군 당국의 정책이 왔다 갔다 했다는 거예요. 일관되지 못했다는 것이죠.

◇ 김현정> 지금 그러면 북한의 드론 수준은 어떤데요? 제가 보도로 접하기로는 한 1000여 대를 가지고 있다. 북한이 무인기 드론을. 걔들 설명은 그럼 어떤 걸로 알려져 있습니까? 왜 겁이 나냐면 이번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에서 러시아가 드론에다가 미사일 달아서 우크라이나 공격하고 그랬잖아요.

◆ 김종대> 네.

◇ 김현정> 북한은 어떤가요?

◆ 김종대> 러시아가 이번에 공격용 드론을 쓴 것은 주로 이란에서 수입한 샤헤드 계열의 무인기입니다. 그런데 이게 성능이 굉장히 투박해요. 그러니까 지금의 드론의 어떤 위협은 뭐냐 하면 초고성능 드론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어떤 중저가의 드론에다가 그냥 수류탄 하나 매달아서 이렇게 다량으로 날려 보낼 때가 두렵다는 것이죠. 그런데 우크라이나군이 많이 격추했습니다. 주로 대공포나 전파 교란으로 많이 격추를 했는데 북한의 경우에도 상당히 오래 전부터 드론에는 눈을 뜬 것 같고 또 중국에서 많이 수입을 했고요. 아니, ICBM을 만드는 나라가 드론 기술 하나가 없어서 이렇게 손 놓고 있었겠냐 이런 점에서는 북한의 방현 계열이라고 불리는 무인기 기술도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을 것이다. 다만 드론 자체 성능이 문제가 아니라는 거예요. 드론을 조종하는 비행 제어, 또 어떤 통제 능력이 문제인 것이지 드론 자체는 어디서도 쉽게 구할 수 있고 별 문제가 안 된다. 이걸 통신을 제대로 해서 원하는 지역에 침투시켜 임무를 수행하고 귀환시킬 수 있느냐.

◇ 김현정> 그 기술이 중요한 거.

◆ 김종대> 이런 통제 자체가 문제가 되는 거죠.

◇ 김현정> 드론 조종 기술, 통제 능력, 그럼 그거는 어느 정도나 됐다고들 추정하세요?

◆ 김종대> 아직은 초보 단계입니다마는 일단은 데이터 송수신이라든가 어떤 비행 안정성 그다음에 귀환 능력까지 봤을 때는 평가할 점이 좀 있다고 봅니다. 다만 북한이 그렇게 어떤 고도의 기술을 동원하지 않아도 이번에 보셔서 아시겠습니다마는 한 대는 무사 귀환을 했고 네 대는 소실이 됐어요. 이 정도면 작전 성공입니다. 이번에 이 드론 사태에 우리가 가장 뼈아픈 대목은 북한이 남한의 대비 태세에 허점이 무수히 많다는 걸 우리가 북에 알려져 버린 겁니다. 이게 아주 나쁜 신호를 발신한 거거든요. 그런 만큼 아무리 투박한 드론이라도 통제할 수 있고 귀환시킬 수 있다 이게 입증이 돼버렸으니까.

◇ 김현정> 시속 100밖에 안 되는 저는 사실 시속 100km라고 그러면 굉장히 빨랐네, 이렇게 생각했는데 그게 그런 게 아니라면서요. 투박한 거라면서요. 일부러 천천히 날린 거라면서요?

◆ 김종대> 네, 100km라면 접근해서 이렇게 툭툭 칠 수도 있어요. 사실 자동차 속도밖에 안 되는 건데.

◇ 김현정>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그 정도로 굉장히 저속 드론 비행이다 그 말씀이세요. 그거를 우리는 하나도 격추 못 시키고 심지어 네 대는 지금 어디 갔는지도 모르도 한 대는 북한으로 돌아가고. 이건 지금 굉장히 북한에게 많은 허점을 보인 거다, 그 말씀이세요.

◆ 김종대> 네. 저는 이해할 수 없는 허점을 북한에 백일하에 드러냈다. 사실 이 정도면 우리 드론을 출동시켜 충돌시켜도 되거든요.

◇ 김현정> 그 정도 속도입니까?


◆ 김종대> 뭘 전투기를 띄우고 뭘 공격 헬기를 띄우고 굉장히 거창한 작전을 했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다가 우리 공격기 하나가 추락했잖아요.

◆ 김종대> 그러니까 그 정도로 우리 경공격기가 추락할 정도로 어떤 압도적 대응을 했다는 건데 이런 건 정확하고 가벼운 대응이 필요한 것이지 그렇게 압도적으로 엄청난 항공 자산을 투입할 작전이냐도 의문이 듭니다. 그래서 각종 어떤 드론은 드론으로 대응을 하게 한다든가 통제력을 잃게 만들든가 다른 스마트한 이런 대비태세를 강구했었어야 됐는데 어떤 파리 한 마리를 망치로 잡으려는 식의 어떤 대응으로 오히려 잘못된 어떤 결과를 초래한 거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우리 군의 대응 문제 먼저 살펴봤고요. 이번에는 북한의 의도를 잠깐 좀 짚어봐야겠는데 왜 이러는 겁니까?

◆ 김종대> 아무래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받은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이번에 우크라이나, 러시아 쌍방이 구형 드론을 가지고 전장을 지배하는 이런 데서 북한이 아마 깊은 인상을 받은 것 같고요. 그래서 러시아식 또는 우크라이나이식 회색 전쟁이 시작됐다.

◇ 김현정> 회색 전쟁이요?

◆ 김종대> 그렇습니다. 얼마 전에 북한이 국회의원 비서 이메일을 사칭해서 사이버전을 진행했다는 뉴스 보셨을 거예요.

◇ 김현정> 봤습니다.

◆ 김종대> 그리고 지금 북한이 세계 수준의 해커를 동원한 랜섬웨어 전자적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올해는 무력 시위와 탄도 미사일을 보여줌으로써 하는 것이지만 무언가 그 정체 불명의 전쟁. 사이버전, 구형 드론, 이런 어떤 기존의 전쟁 수단과는 벗어난 뜻밖에 수단을 가지고 어떤 정체 불명의 전쟁, 이걸 군사용어로 회색지대전쟁이라고 하는 것인데.

◇ 김현정> 그런 걸 회색지대라고 하는 군요.

◆ 김종대> 이런 부분에서의 비정규전, 어떤 비정규적 새로운 어떤 유형의 현대적 도발. 이것이 시작됐다고 보여지는 것이죠.

◇ 김현정> 태영호 의원 메일 사칭해서 해킹 메일 왔던 거 그것과 그럼 맥락이 닿아있는 거예요?

◆ 김종대> 저는 올해 북한의 사이버전 공격이 강화될 거라는 경고를 몇 번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 김종대> 더불어서 거기에다가 무인기의 활동, 이외에도 또 기상천외한 무언가가 나타나겠습니다마는 궁극적으로는 남한 사회의 혼란과 우리 정부의 어떤 잘못된 대응을 유도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한반도 전체를 본인들이 주도하고 통제하겠다는 이런 어떤 비정규전 상황이 내년까지 고조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보여집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김종대 전 의원님 고맙습니다.

◆ 김종대>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연세대학교 김종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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