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청정환기시스템·온수매트 등 체험 마케팅 효과 짭잘
소비여력이 줄고 소비심리가 움츠러든 요즘 써보고 구매하는 ‘체험 마케팅’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체험 마케팅은 제품이나 브랜드에 관심이 있는 고객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한 뒤 구매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매체를 통한 간접 경험보다는 직접 체험하는 것이 구매를 이끌어내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플래그십 스토어 및 팝업스토어(짧은 기간 운영하는 임시매장)를 통해 체험 마케팅을 진행한다. 온라인이나 앱서비스 같은 경우에는 2주에서 한달간 무료 이용 기간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고객들의 직접적인 체험을 유도한다. 체험 마케팅 뒤에는 비용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무료 체험’ 이후에 자사의 고객으로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경동나비엔은 지속적으로 체험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정확한 정보 없이 설비업자의 추천만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지양하고 소비자의 합리적인 구매를 돕겠다는 취지다. 경동나비엔은 2018년 스타필드 하남 일렉트로마트와 이마트 은평점에 체험형 매장을 열고 보일러뿐만 아니라 청정환기시스템과 온수매트 등 다양한 제품을 소비자가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매장 두 곳에서 콘덴싱 보일러의 판매량은 각각 전년 대비 2020년 22.2%, 지난해엔 27.7%까지 증가했다.
지난해엔 온수매트 온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홈페이지에 온라인 숙면 플랫폼 ‘단꿈상점’을 오픈했다. 숙면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준비한 마케팅이다. 누구나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를 대거 선보인 가운데 신제품 온수매트 ‘EQM591’을 2주간 체험할 수 있는 ‘단꿈체험소’가 가장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단꿈체험소는 총 3차에 걸쳐 300명에게 온수매트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체험 기간 종료 후 사용 제품 구매를 원하면 50% 할인 혜택을 줬다. 그 결과 1·2차 체험단 200명 중 66%에 해당하는 131명이 구매를 희망했다.
경동나비엔은 올해도 온수매트 체험 마케팅을 이어갔다. ‘단꿈상점’을 통해 회차별 100명씩 총 3회에 걸쳐 신제품 온수매트 ‘EQM591’을 2주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체험 후 본인이 사용 중인 제품의 구매 희망자에게 50%의 특별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체험기간 종료 후 해당 모델 새 제품 구매 희망자에게는 2개월간 20%의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무료 체험 기간을 제공하는 마케팅 방식은 OTT 서비스들이 활용하면서 국내에 활성화되었다. 넷플릭스도는 한국 시장에 진출하며 ‘무료 체험’ 마케팅을 선보였다. 당시 넷플릭스 가입에 주저하던 국내 이용자들은 1개월 무료 체험 경험 이후 넷플릭스의 유료 고객으로 전환했다. 유튜브도 광고 없이 영상을 즐길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한 달 무료로 제공하며 가입자들을 늘려나가고 있다. 광고 스킵을 위해 5초를 기다릴 필요가 없고 앱을 닫아도 콘텐츠 이용이 지속된다는 매력이 유료 고객을 사로잡았다.
OTT 및 플랫폼에서 활발히 활용하고 있는 무료 체험 마케팅은 자동차까지 확대되고 있다. 허위·미끼 매물과 함께 중고차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은 이유는 성능·상태점검기록부상 제시된 차량상태와 실제 차량상태가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기아는 중고차의 실제 성능과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소유와 사용의 경계를 허문 혁신적인 구매 전 차량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최장 한 달간 차량을 체험해본 후에 최종 구매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선(先)구독 후(後)구매 프로그램'이다. 고객들은 구입을 희망하는 차량을 한 달 동안 내차처럼 운행하면서 실제 차량 성능과 품질을 면밀하게 테스트한 후에 구매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최종 구매 시 한 달 간의 이용료가 면제되기 때문에 부담 없이 차량을 장기간 체험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창업 플랫폼 마이프차는 하루동안 외식업 사장님이 되어볼 수 있는 실전 체험 프로그램 ‘사장님으로 사는 삶에 관하여’를 선보였다. 1월부터 2주마다 하루 씩 신청자들에게 마이프차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는 한남동 샐러디 매장의 사장님이 될 기회를 제공한다.
‘사장님으로 사는 삶에 관하여’는 직원이나 파트타이머가 아닌 사장님의 입장에서 매장 운영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 참석자들은 총 6시간 동안 창업에 필요한 내용을 경험할 수 있다. 출근 시점부터 재료준비, 메뉴제조 및 포장, 피크타임 참관, 직접 제조한 메뉴 시식까지 매장 실무를 경험하고 이후 손익분기점 교육자료와 손익을 계산할 수 있는 템플릿을 통한 운영 교육까지 받을 수 있다.
‘사장님으로 사는 삶에 관하여’는 보건증 발급 등 외식업 매장에서 근무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창업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단 하루 뿐이지만 실제 매장 운영 체험을 통해 막연한 창업 고민을 구체적인 목표로 전환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식업 창업을 고려하고 있지 않더라도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얻을 수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처럼 결혼·출산 NO”…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서 주목받는 ‘4B 운동’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단독] “초등생들도 이용하는 女탈의실, 성인男들 버젓이”… 난리난 용산초 수영장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